올해 현대·기아 신차 핵심은 `7단 DCT`…연비·상품성 개선 전천후 무기로

현대·기아자동차가 자체 개발한 7단 더블클러치변속기(DCT)가 올해 신차 핵심으로 부상했다. 지난 1월 첫 탑재 후 11개 모델이 이 변속기를 탑재한다. 동급 최고 연비를 구현해 상품성을 높인 것은 물론이고, 경쟁 차종 인기도 견제했다. 잘 만든 부품 하나가 브랜드 전체 상품 가치를 높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16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이 회사 7단 DCT 탑재 모델은 다음 달 신형 스포티지 1.7 모델 출시와 함께 11개로 늘어난다. 올해 1월 2015년형 엑센트에 처음 7단 DCT가 탑재된 후 10개월여 만에 전사 차원의 변속기 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아반떼와 쏘나타(현대), K5와 스포티지(기아) 등 브랜드 주력 신차에도 다운사이징 엔진과 조합한 7단 DCT는 빠지지 않는 사양으로 등장했다.

현대차 신형 아반떼
현대차 신형 아반떼

DCT는 자동화수동변속기(AMT) 일종으로, 민첩한 변속과 높은 연비를 동시에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동력 전달 효율이 높은 수동변속기 원리를 채택했지만 클러치 두 개가 번갈아 작동하기 때문에 변속이 민첩하고 승차감도 부드럽다. 변속 반응 속도는 자동변속기 대비 4~6% 빠르고, 연비는 6~10% 높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7단 DCT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실제 7단 DCT를 탑재한 신차는 연비가 기존 모델 대비 13.6%까지(신형 아반떼 1.6 디젤) 향상되거나 동급 최고 수준 연비를 달성했다. 3월 출시한 올 뉴 투싼 1.7 모델은 B-세그먼트 SUV 모델이 없는 현대차의 ‘수비수’ 역할을 톡톡히 하며 판매를 주도했다. 여기에 7단 DCT를 탑재한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1.7 모델도 다음 달 합류한다.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 올 뉴 투싼의 1.7 모델이 하위급인 B세그먼트 SUV 성장을 견제하며 판매를 주도했다면,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의 1.7 모델은 기존 최하위 트림을 대체하는 상품”이라며 “두 브랜드 1.7 라인업은 경쟁 차종 견제와 자체 상품성 강화 두 역할을 모두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수입 디젤 세단 대항마로 준비한 쏘나타와 K5 디젤에도 7단 DCT를 탑재해 동급 최고 연비를 실현했다. 현대·기아 차종 중 글로벌 최다 판매를 기록한 아반떼는 이번 신차 출시에서 디젤 모델 성능이 가장 뚜렷하게 진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시 7단 DCT로 동급 최고 연비를 실현했다.

회사는 완전변경 신차 외에 단순 연식변경이나 부분변경 신차에도 7단 DCT를 대거 적용했다. 덕분에 i40 연비는 10.6%, 쏘울 연비는 12%, 카렌스 연비는 12.9%나 향상되는 등 상품성 개선 효과를 톡톡히 봤다.

향후 7단 DCT 적용 엔진은 ‘카파 1.4 터보’, 신형 ‘감마 1.6 터보’ 및 ‘U 1.6 VGT’ 등으로 확대한다. 내구성 향상과 성능 개선을 거치면 2.0ℓ 이상 고출력 엔진에도 탑재가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는 “현대·기아차 DCT는 건식 DCT로 소형 엔진에만 탑재가 가능하지만, 습식 DCT까지 개발되면 적용 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연비와 주행 성능 두 측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기아차 7단 DCT 탑재 차종>


현대·기아차 7단 DCT 탑재 차종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