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업체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현금결제비율 유지 의무를 위반한 두산건설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2800만원을 부과했다고 17일 밝혔다.
두산건설은 2012년 7월부터 2년 동안 86개 하도급업체에 대금을 늦게 주거나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로 지급하며 지연이자와 수수료 총 1억8983만원을 제공하지 않았다.
하도급법상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대금을 현금으로 받으면 하도급업체에 반드시 현금으로 대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두산건설은 규정을 어겼다. 두산건설은 2012년 7월부터 2년 동안 1조2350억원 공사대금을 조달청 등 발주자로부터 전액 현금으로 지급받았다. 하지만 662개 수급사업자에 지급한 하도급대금 중 현금비율은 17.3%에 불과했다.
두산건설은 2014년 수급사업자와 하도급공사 계약을 맺으며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무조건 수급사업자가 책임을 지도록 특약을 설정했다.
두산건설은 공정위 조사 후 미지급 지연이자와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수수료를 모두 지급했다. 안전사고 발생에 따른 책임을 수급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한 특약도 없앴다. 하지만 공정위는 두산건설 법 위반 금액이 1억9000만원으로 적지 않고, 피해 수급사업자도 600개를 넘어 규모가 큰 점 등을 고려해 시정명령과 2800만원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미지급 하도급대금을 자진 지급했더라도 당초 대금 미지급이 야기한 피해 정도를 고려해 과징금까지 부과된 사례”라며 “하도급 대금은 제때 지급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