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처리반도체(CPU) 업계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가 AMD를 떠난다. 재합류 한 지 3년 만이다.
CPU 업계에서 정통한 기술자로 알려진 짐 켈러 AMD 최고 아키텍트(Chief Architect) 개발자가 회사를 떠난다고 블룸버그 및 주요 외신이 21일 보도했다.
짐 켈러는 AMD의 K8 아키텍처를 만든 핵심 엔지니어다. K8 아키텍처는 세계 처음으로 개발된 x86기반 64비트 아키텍처로 이를 통해 AMD는 서버 시장에서 자사 CPU 점유율을 20%까지 올렸다. 2000년대 중반 PC 시장에 AMD를 진입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짐 켈러다.
짐 켈러는 이후 애플로 자리를 옮겼다. 애플에서는 A4, A5 등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을 주도적으로 개발했다. 애플이 자사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독자 칩을 적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애플은 이전까지 독자 AP를 제품에 넣지 못했다.
켈러가 AMD에 다시 합류한 것은 2012년이다. AMD가 인텔에 빼앗긴 시장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전략적으로 데려왔다. 다시 돌아온 그는 AMD에서 CPU코어, 시스템IP, 서버 및 고객사 시스템온칩(SoC) 등 해외 사업을 전담했다.
향후 짐 켈러 거취는 알려지지 않았다.
AMD와 인텔은 일반PC용 CPU를 만드는 유일한 제조사다. AMD는 PC와 서버용 CPU 시장에선 만들 수 있는 디자인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에 시달려왔다. 기업용 네트워크 서버 시장에서 AMD 시장 점유율은 고작 1%에 불과하다.
짐 켈러가 떠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AMD 주식은 1.1%떨어진 주당 1.87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만 30% 떨어진 수치다.
AMD 측은 즉각 해명하고 나섰다. 짐 켈러 퇴사 소식과 동시에 드류 프레이리 AMD 대변인은 “내년부터 젠(Zen) 등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일 것”이라며 “그의 새출발이 우리의 공식적인 제품이나 기술 로드맵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향후 짐 켈러 빈자리는 마크 페이퍼마스터 AMD 최고기술운영자(CTO)이자 전직 애플 임원이 맡을 예정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