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국내 증시가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외국인이 매도 공세를 재개하면서 4분기 시장 전망도 밝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추석연휴로 시장 불확실성이 한숨 돌리는 듯 보였지만 당분간 조정 압력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들면 투자자의 관심은 3분기 실적으로 옮겨가게 된다.
문제는 국내 기업 이익 추정치가 연일 하향 조정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대외 상황이 녹록치 않게 흘러가는 가운데 3분기 실적시즌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기업 3분기 실적에서 매출은 예상치와 큰 차이가 없는 반면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예상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달 새 코스피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4%, 1.7% 하향 조정됐다.
애널리스트 간에 실적 견해차도 이전에 비해 크다. 코스피 영업이익은 애널리스트 평균치가 34조원이고 최소치는 26조원으로 평균치가 맞으면 연중 최대 분기 실적이 되지만 아니면 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순이익 전망치는 차이가 더 난다. 평균치가 29조원, 최소치가 17조원으로 12조원가량이다. 그만큼 시장 불확실성이 크다는 뜻이다.
대외 경제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컨센서스 하향 조정에도 실적이 크게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환율 덕이다. 6월 말 1115원이던 것이 9월 초 1200원을 넘었다 현재는 1180원대에 있다.
수출주도형 산업구조를 가진 국내 제조업 특성상 환율 상승은 수출 확대와 대외 가격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와 전기·전자기기, 기계·정밀기기 등의 채산성이 좋아졌다.
반면에 순이익 면에서는 환율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내기업의 외화부채 규모는 외화자산보다 상대적으로 크다. 외화부채가 많다는 것은 환율이 오르면 평가액이 커진다는 뜻으로 그만큼 외환손실이 순이익에 반영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외화부채 비중이 큰 운송, 에너지, 통신서비스 업종은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3분기 실적은 매출이나 영업이익 측면에서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원화 약세가 국내기업 실적 성장의 장기 모멘텀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