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 기업이 잇단 상장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술력을 갖춘데다 상장을 통한 투자 강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노려 귀추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알피니언은 내년 하반기 상장을 계획하고 현재 제반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2007년 설립된 알피니언은 국내 드문 초음파 의료기기 전문 기업으로 꼽힌다. 초음파 진단기뿐만 아니라 초음파 치료기를 상용화했다. 치료기는 기술 진입 장벽이 높아 국내 상용화가 미진했던 분야다. 하지만 알피니언은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를 이용한 자궁근종 치료기를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하고 국내 병원에도 실제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실적도 주목된다. 첫 진단기 개발까지 4년이 걸렸지만 출시 첫 해 매출이 100억원을 넘었고 작년에는 527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41억원을 달성했다. 알피니언은 매년 40~50% 성장을 목표할 정도로 공격적이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수출 비중이 70%를 넘는다.
알피니언 관계자는 “초음파 진단기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지만 초음파 치료기 분야는 선두에서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엑스레이 핵심 부품을 만드는 레이언스도 기업공개를 추진한다. 이 회사는 내년 1분기 상장을 목표로 오는 11월 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겠다는 구체적 계획도 세웠다.
디텍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엑스레이 영상을 디지털 영상 정보로 바꿔주는 장치다. 병원에서 엑스레이가 정상 작동하는 데 없어선 안 될 핵심 부품이다.
레이언스는 이 디텍터 분야 강소기업이다. 디텍터에 필요한 반도체 및 패널을 직접 설계한다. 또 핵심 소재와 부품들을 내재화했다. 여기에 소면적 촬영에 적합한 상보성이미지센서(CMOS)디텍터, 대면적용 박막트랜지스터(TFT)디텍터를 모두 자체 기술로 확보했다.
실적 또한 눈에 띄게 증가해 2011년 24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754억원으로 세 배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3억원에서 105억원으로 급증했다.
현정훈 레이언스 대표는 “다음 세대에 대한 기술 준비와 라인 자동화, 소프트웨어 개발 등이 필요하다”며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연구개발을 강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1997년 설립, 정형외과용 임플란트를 만드는 유앤아이가 코스닥 상장예심을 통과해 오는 11월 상장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의료기기 기업은 글로벌 기업과 규모에서 격차가 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연구개발이 필수”라며 “틈새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이후 투자 규모 확대와 인수합병 등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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