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배출가스를 조작한 폭스바겐 국내 시판 차량에 대한 검증에 들어갔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검증에 앞서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해당 차량 12만대에 대한 자발적 결함시정(리콜) 계획을 환경부에 전달해 대대적 리콜 사태가 예상된다.
환경부는 1일 폭스바겐 경유차 배출가스 조작 사태와 관련, 우리나라 판매·운행 차량에 대한 검증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유럽연합(EU) 유로6, 유로5 배출가스 허용기준에 따라 생산해 우리나라에서 인증받은 차량 7종이다.
유로6 차는 폭스바겐 골프·제타·비틀과 아우디 A3 등 4종이다. 이미 운행 중인 1개 차종도 검사를 위해 섭외 중이다. 유로5는 폭스바겐 골프(신차)와 티구안(운행차) 등 2종이다. 유로5 차는 2009년부터, 유로6 차는 지난해부터 각각 판매됐다.
환경부는 이날 인천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에서 ‘인증시험 조건’ 검사를 시작했다. 인증시험은 차량을 원통형 장치에 올려놓고 러닝머신처럼 구동하는 ‘차대동력계’ 주행 검사로 이뤄진다. 속도 0∼120㎞/h로 주행 성능을 시험하되 에어컨·히터 등 냉난방 장치는 끄고 온도는 20∼30도 사이로 일정하게 유지한다.
환경부는 오는 6일부터 일반 도로에서 ‘실도로 조건’ 검사도 벌인다. 실도로 조건 시험은 에어컨 가동, 고온·저온, 언덕 주행, 급가속 등 차가 실제로 도로를 주행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상정해 검사한다. 조사팀은 인천 시내 도로를 약 90∼120분간 주행하면서 차량의 여러 기능을 시험한다.
환경부는 조사에서 폭스바겐 차량이 미국과 유럽에서 문제가 된 것처럼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하는 ‘임의 설정’ 장치를 장착했는지 파악한다. 조사 결과는 다음달에 발표할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판매정지 또는 리콜 조치를 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폭스바겐 차종에 대해 검사한 후 시험 대상을 다른 수입 및 국산 경유 차량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환경부는 기자단 브리핑에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우리나라에 판매된 유로5 차량 12만대에 대해 자발적인 리콜 계획을 지난달 30일 공문 형식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차량은 폭스바겐 20차종 9만2247대, 아우디 8차종 2만8791대 등 총 12만1038대다.
폭스바겐 측은 공문에서 우리나라 판매 차량에 임의 설정 장치를 했는지는 “독일 정부 주관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환경부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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