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의료보험청구심사시스템, 일본 시장 판도 바꾼다

국산 의료보험청구심사 서비스 플랫폼이 일본 의료 정보기술(IT) 시장 변화를 주도한다. 솔루션 수출뿐 아니라 기존 수작업으로 이뤄졌던 의료보험청구 심사를 자동화하는 데 기여한다. 일회성 소프트웨어(SW) 구축이 아닌 로열티 지급 방식으로 지속적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의료 보험에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덧붙일 수 있어 관련사업 확장도 용이하다.

플레시온(대표 심상익)은 최근 일본 의료보험청구 2차 심사서비스회사 대정오딧(Taisho Audit)과 의료보험청구심사 서비스 플랫폼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1일 밝혔다. 대정오딧은 시스템 도입으로 지금까지 수작업으로 진행된 일본 의료보험청구심사 전 과정을 자동화한다.

대정오딧은 의료보험청구 심사 1건당 약 5원(0.5엔) 수수료를 지급한다. 매달 800만여건 가까이 처리하는 대정오딧 업무량을 고려하면 월평균 4000만원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대정오딧은 내년 1월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고 4월부터 상용 서비스를 출시한다.

플레시온이 일본에 의료보험청구 심사 플랫폼을 수출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플레시온은 200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의료보험청구심사시스템을 벤치마킹해 일본형 시스템을 개발했다. 2012년부터 일본시스템통합(SI)업체 JAST를 통해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건당 8원(0.8엔) 로열티를 받기로 계약했지만 독점사용권 문제로 수수료 미지급 등 분쟁이 발생했다.

문제 실마리를 풀 것은 심평원이다. 심평원은 플레시온에 해당 기술(진료비전자심사방법) 특허 통상실시권을 무상으로 부여했다. 심평원이 미리 일본·미국·유럽 등에 특허 등록을 마쳤던 공이 컸다. JAST는 독점사용권을 포기하고 적절한 로열티 지급을 위한 재협상에 들어갔다. 심상익 플레시온 대표는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을 지원해 수출을 성사시킨 대표 사례”라며 “기술 협력뿐 아니라 분쟁 해결까지 다양한 협력으로 일본시장 수출 계약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JAST와 재협상 이후 로열티 수익을 지속화할 계획이다.

플레시온은 기존 심사 플랫폼 기술력과 대정오딧 등 일본 서비스회사 시장 노하우를 결합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완성도 높고 현지 최적화 플랫폼을 출시해 일본 의료보험청구 심사서비스 시장 판도를 바꾼다는 전략이다. 심사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활용해 통계·분석·고객관계관리(CRM)·빅데이터 등 고부가 서비스 시장으로 확대한다. 심 대표는 “의료보험뿐 아니라 다른 보험 심사업무에 적용 가능하기 때문에 자동차·상해 보험 등 적용 영역을 넓히겠다”며 “기존 수작업 방식 일본 심사 서비스 시장을 자동화하는 데 국산 SW가 주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어설명=의료보험청구 심사 시스템

환자가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으면 본인부담금을 제외한 급여는 요양기관(병의원·약국)에서 보험자에게 청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해당한다. 보험자는 청구 분에 대해 청구 적정성을 심사대행기관을 통해 심사해 지급한다. 일본은 연간 24억건 청구를 심사하고 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