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사태로 여론 악화 일로…디젤차 희망 고객 절반 이탈

폭스바겐 사태로 국내 소비자의 유럽차, 나아가 디젤차 전체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10명 중 8명 가량은 국산 디젤차 역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했고, 절반 가량은 유럽차 전체의 문제라고 인식했다. 대안으로는 하이브리드차를 꼽았다.

1일 리서치 회사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1년 이내 신차 구입 계획이 있는 소비자 1219명 중 42%가 모든 유럽차가 디젤 배기가스 스캔들에 연루됐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10%만이 폭스바겐 차량에만 문제가 있다고 인식했다.

폭스바겐그룹 전 브랜드 차량에 문제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8%, 모든 독일차에 문제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0%로 조사됐다. 이들 중 80%는 국산 디젤차 역시 같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 7월 실시한 ‘2015 자동차 기획조사’ 설문 응답자 중 일부 표본을 추출해 지난달 24일 추적 설문했다. 추석 연휴가 끝난 29일과 30일 또 다른 구입 계획자 1211명을 대상으로 같은 설문을 실시한 결과 여론은 더 악화됐다.

모든 유럽차가 배기가스 조작 문제를 안고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48%로 늘었고, 폭스바겐만의 문제라는 응답은 7%로 줄었다. 국산 디젤차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80%로 같았다. 모든 독일차 문제라는 응답은 12%, 폭스바겐 산하 전 브랜드 문제라는 응답은 34%를 차지했다.

당장 신차 구입 계획이 없는 소비자보다 비판적 인식이 높았다. 전체 소비자 중 무작위 추출한 521명 응답자 중 77%가 국산 디젤차도 같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모든 유럽차 문제라는 응답도 47%로 차이를 보였다.

폭스바겐 사태로 신차 구입 계획자의 구매 의향도 변했다. 지난 7월 디젤 차량을 구입하겠다고 응답한 소비자 절반이 이탈했다. 7월 조사에서 40%가 디젤 차량을 구매하겠다고 응답했지만 9월 24일 조사에서는 21%만 디젤 차를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9일과 30일 실시한 2차 조사에서 이 비중은 19%로 더 낮아졌다.

반면 하이브리드차 구매 의사는 크게 높아졌다. 7월 조사에서 10%만 하이브리드차 구매 의사를 밝혔지만 9월 24일 조사에서 29%, 29~30일 조사에서 35% 응답자가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원산지별 구매 의향 조사에서는 국산차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측됐다. 일본, 비독일 유럽계, 독일계 차량 구매 의향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국산차 구매 의향만 1차 조사에서 22%포인트(p), 2차 조사에서 26%p 높아졌다.

김명국 컨슈머인사이트 대표는 “폭스바겐 사태에 대한 소비자 태도는 추석 연휴를 거치며 더욱 비판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사건 발생 후 초기 반응에 해당하는 만큼 향후 체계적인 위기 관리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1년 이내 신차 구입 계획자 구매 의향 변화(자료:컨슈머인사이트)〉

폭스바겐 사태로 여론 악화 일로…디젤차 희망 고객 절반 이탈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