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4시, 조용하던 사무실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달리웍스 TGIF(Thank God it`s Friday!) 시간이다.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사무실에 비치된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왔다.
이순호 달리웍스 사장은 “매주 맥주 한잔 하면서 이번 주에 새로 알게 된 인터넷서비스나 기술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 나눈다”며 “때로는 커피를 마시러 카페에 가거나 사무실 근처 남산으로 산책을 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전문 기업 달리웍스의 독특한 기업문화다. 달리웍스는 직원 출·퇴근 관리를 하지 않는다. 휴가도 원하는 시기에 갈 수 있다. 그렇다고 자유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달리웍스는 2주마다 그동안 진행한 작업을 가지고 데모데이를 연다. 각자 목표를 어떻게 얼마나 성취했는지 공유하고 피드백을 준다. 자체 기술세미나도 정기적으로 연다.
채용절차도 까다롭다. 기술면접 이후 인성면접을 거치고 다시 2~3시간여 기술면접을 다시 본다. 달리웍스는 창의적 아이디어나 서비스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아닌 시스템이 중심이다 보니 엔지니어 경험과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 사장도 IoT 서비스를 위한 클라우드 플랫폼 회사를 만들겠다고 결심했을 때 실력 있는 엔지니어를 주변에 수소문하며 일일이 설득했다. 기술벤처 창업이라는 확고한 목표 때문이었다.
포스텍 박사 과정이었던 1998년 한 차례 창업 실패를 경험했던 이 사장으로서는 이번 창업은 더욱 절박하고 준비된 창업이어야 했다. 2013년 3월 그를 포함한 엔지니어 4명이 뭉쳤다.
이 사장은 “모든 직원이 직급이나 직책 없이 서로를 ‘PD’라고 부른다”며 “PD는 Product developer/designer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달리웍스는 평등하고 자유로운 개발문화에 가장 많은 투자를 했다. 혁신적 기업문화 대표사례인 넷플릭스를 모델로 삼았다.
이 사장은 국내 중소SW기업이 솔루션 라이선싱이라고 불리는 일회성 외주개발(SI)에 쫓기다 성장을 하지 못하는 것을 문제라고 느꼈다. 달리웍스는 창업 2년을 넘긴 작은 SW기업이지만 외주 개발을 전혀 하지 않는다.
달리웍스는 자체 클라우드 플랫폼 싱플러스(Thing+)를 개발, 운영한다. 고객의 공장이나 매장에 설치된 IoT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PC나 태블릿 대시보드에서 확인하게 해준다. 아이스크림 공장이나 버섯농장의 온도, 습도 변화부터 백신장비 모니터링, 매장 공기오염도 측정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달리웍스는 중소기업이나 매장도 수천만원 이상 드는 개발비 투자 없이 월 만원이면 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전시회 참가 등 글로벌 기업간거래(B2B) 시장 진출에는 멘토 역할을 해주는 이재만 전 씨모텍 대표 도움이 컸다. 이제는 해외기업이 업무역량을 알아보고 먼저 연락이 오고 있다.
이 사장은 “쉽고 편하게 쓰는 IoT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해외 시장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SW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