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망 시범사업에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중소기업이 참여한다. 조 단위가 투입될 국가사업을 사전 검증하는 절차기 때문에 참여 기업 간 유기적 협력이 성공 열쇠다. 각 컨소시엄 내에서뿐만 아니라 1사업(평창)과 2사업(강릉·정선)을 맡은 KT와 SK텔레콤 간 협력도 요구된다.
◇역량 있는 중소기업 대거 참여
1사업을 맡은 KT컨소시엄에는 위니텍과 아이티센, 한국전파기지국이 참여한다. 위니텍은 대구 소재 업체로 소방방재 솔루션 전문업체다. 1997년 설립된 이후 해외로 발을 넓히며 해당 분야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전파기지국은 기지국 설치와 네트워크 시스템 개발이 주 사업이다. 기지국 외에도 지하 공용 중계망, 위성DMB망 등을 구축한다. 아이티센은 IT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전문업체로 매출 200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이다.
KT컨소시엄에는 재난망 정보전략계획(ISP) 수립을 담당했던 LG CNS와 리노스가 하도급 업체로 참여한다. LG CNS는 운영센터에 들어갈 시스템과 센터 구축을 책임진다. 리노스는 기존망 연동과 검증을 담당한다. 안정화 등을 고려하면 2017년이 돼도 전국 재난기관이 재난망을 쓰기는 어려울 전망이어서 기존망 활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송희경 KT 공공고객본부장은 “7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구축과 검증을 동시에 진행해 최적화된 결과를 뽑아내야 하는 어려운 사업”이라며 “시범사업 결과가 세계 표준으로 자리 잡고 국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2사업을 추진하는 SK텔레콤 컨소시엄에는 사이버텔브릿지와 설악이앤씨가 참여한다. 사이버텔브릿지는 독보적 영상무전 기술을 갖춘 단말기 업체다. 설악이앤씨는 통신 배선과 기지국 설치 등 정보통신공사업을 주로 한다. 이 외에도 보안업체 인포섹을 비롯한 여러 중소기업이 힘을 보탠다.
장비업체 중에는 삼성전자와 노키아가 1사업과 2사업에 기지국을 공급한다. 단말기는 삼성전자와 에이엠텔레콤이 1사업에, 사이버텔브릿지와 에이엠테레콤, 삼성전자가 2사업에 제공한다.
◇본사업은 내년 하반기부터
KT는 SK텔레콤에 주제어시스템과 기지국, 단말기 간 인터페이스 항목, 기술내역 정의서를 제시해야 한다. 두 사업자는 상호운용성을 검증하고 확보해야 한다. 기존망 연동, 타 무선통신망과 간섭 방지대책 마련, 시나리오별 종합테스트 등을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KT와 SK텔레콤 간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송희경 본부장은 “2사업과 연동하는 여러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았다”며 “평창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릉과 정선으로 번지는 등 재난은 여러 상황을 폭넓게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2사업자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KT가 운영센터를 설치하는 제1사업을 맡으면서 내년에 진행될 확산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SK텔레콤도 KT와 협력해 2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KT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LG유플러스 역시 KT 테스팅 파트너로 공고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내년 세종시와 충청북도 등 9개 시도에서 확산사업을, 2017년 서울, 경기, 6개 광역시에서 완료사업을 추진한다. 당초 내년 초 시작 예정이던 확산사업은 시범사업 일정이 지연되면서 하반기로 연기됐다. 확산사업 중간에 완료사업을 발주하면 2017년에 전체 사업을 완료할 수 있다는 게 안전처 복안이다.
재난망 사업이 본격화되면 국내 PS-LTE 생태계가 확립되고 관련 통신장비, 솔루션 업계에는 생기가 돌 수 있다. 하지만 내년 재난망 본사업 예산이 목적예비비로 분류된 점, 일각에서 여전히 재난망 재검토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계획이 수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범사업 성공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재난망 시범사업 컨소시엄(자료:조달청·업계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