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인터넷 김제이기자]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원래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작물, 즉 ‘GM작물’로 만들어진 유전자 재조합식품(GMO)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2014년을 기준으로 GM작물의 재배면적은 2013년보다 620만ha가 증가한 총 1억8150만ha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GMO 생산의 찬성론자들은 세계적으로 급속히 증가하는 식량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GMO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반대 측은 유전자를 조작해 만든 자연 상태 그대로가 아닌 작물이 인체에 들어가면 인체의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연 상태 그대로가 아닌 것은 과일과 채소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다.
과거와 달리 먹기 좋아 보이고 색이 선명한 과일 및 채소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경향이 강해지면서 GM 및 호르몬 처리를 거친 작물들의 유입이 더욱 가속화 되어왔다. 암․수 화분을 수정하지 않고 호르몬처리로 수정시킨 무수정 채소의 대표적인 과일로는 토마토가 있다.
토마토는 자가 수정작물로 제꽃의 화분이 자신의 암술머리에 묻어 수정된다. 하지만 토마토 꽃을 토마토의 자가수정기구에 맡겨두면 수정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량 수확을 위해 시설재배 시 인공수분을 한다. 호르몬제 등을 이용해 손으로 인공수분을 하면 밑씨가 수정되지 않아 종자는 생기지 않고 씨방만 부풀어 올라 열매가 맺힌다. 즙이 적고 껍질이 두꺼운 토마토가 생산 가능해진다.
오이는 아삭아삭한 질감이 많이 나도록 씨가 없고 과육이 두꺼운 것이 맛있지만 토마토는 속에 즙이 많고 껍질이 얇아야 맛있다. 하지만 수정벌을 사용해 수정시킨 친환경 토마토는 껍질이 얇아 저장기간이 짧아 유통업자의 입장에서는 오래 저장할 수 있는 껍질이 두꺼운 토마토를 선호하게 된다.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호르몬제로 처리한 토마토를 먹게 된다.
하지만 수정벌을 이용해 수정시키면 재배자는 농약 사용을 자제하게 되며 자연스럽게 저농약 토마토를 생산하게 되어 조금 더 건강한 먹거리를 소비자가 맛볼 수 있게 된다.
먹기 좋아 보이는 예쁜 과일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거봉은 자연 수정할 경우 포도송이가 서로 흔들릴 정도지만 호르몬 수정을 했을 경우 서로 붙어 있어 흔들리지 않는다. 또한 씨 없는 포도는 대부분 호르몬 수정을 통해 생산되는 경우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색이 선명하고 모양이 일정한 사과는 착색제로 만든 사과일 수 있으며, 일반 배보다 크기가 큰 배는 과실 비대제를 살포해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한입 상추쌈의 경우, 과거의 상추는 잎이 크기 때문에 상추 잎을 나눠 쌈을 싸서 먹었으나 현재는 한입에 먹을 수 있는 상추가 많다. 이것 역시 성장 억제제를 투여해 재배했을 가능성이 높다.
과학의 발달은 맛있고 먹기 좋아 보이는 채소와 과일의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케 만들었다.
하지만 안전한 먹거리를 우리 식탁에 올리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지식과 안목이 필요하다.
김제이기자 kimje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