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책]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불태(百戰不殆).”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병법의 문구는 우리에겐 너무도 익숙하다. 과거 무인의 필수 병서였던 손자병법은 시대가 변해 지금은 정치인, 사업가 등 수많은 사람의 인생 지침서 역할을 하고 있다. 한때 TV 드라마 소재로 활용됐고 수많은 종류의 관련 서적이 있을 정도로 익숙한 고전을 지금 다시 읽는 느낌은 어떨까?

김성경 스냅스 대표
김성경 스냅스 대표

김성경 스냅스 대표는 이런 시각에서 조금 다르게 쓰인 손자병법 서적을 소개한다. 그는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을 비겁의 철학으로 재해석한 서적이라고 평가한다.

책은 이길 수 있는 전투만 하고 승기가 없는 전투는 싸우기보다 돌아가라는 손자병법의 교훈을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비겁한 전술로 해석한다. 김 대표는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역발상에 동의하며 자신 역시 40대에 들어 비겁해지지 않았는지 되돌아본다.

김 대표가 손자병법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복습하듯 읽었던 책이지만 그때마다 새롭다는 게 그의 감상이다.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은 기존 관련 서적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다보니 그 새로움이 더 크다며 필독을 권했다.

김성경 대표는 “책이라는 것이 내가 처한 상황과 겪어온 사회 경험에 따라 항상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다”며 “인생 역시 같은 상황에 처해있어도 나이와 경험에 따라 그 처세가 달라 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손자병법을 비겁의 철학으로 해석한 저자의 시각과 지금 이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부조리한 사례를 겹쳐본다. 영업직을 뛰쳐나와 소신껏 창업을 하고 지금은 건실한 중소기업을 이끄는 그다. 상황에 굴복하기 싫어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시작한 창업과 경영의 길이지만, 때로는 굴복하고 적당히 타협한 적은 없는지 자문한다.

하지만 맞서 싸우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그가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을 통해 최근 고민하는 것은 ‘중용’이다. 대립과 타협의 중간을 찾는다는 것이 결코 쉽진 않지만 항상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김 대표가 선택한 방법은 귀를 여는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의 얘기를 듣고 보다 많은 책을 읽어 다양한 시각을 접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책은 닥치는 대로 읽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을 통해 세상엔 많은 시각이 있고 나와 다른 시각을 접하고 받아들이며 자신만의 가치관을 새로 세울 수 있었다.

김 대표는 “다른 사람이 나와 상반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사람의 생각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며 “그 과정에서 때로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수도 있고 다양한 시각을 통해 잊고 있었던 것을 다시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