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보조배터리 신제품 2종을 세계 시장에 출시한다. 멸종위기동물 그래픽을 입혀 ‘착한 배터리팩’으로 상반기 호평을 받은 ‘배터리 프렌즈’ 후속이다. 삼성전자는 스물여섯살 신인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을 맡기는 개방성도 보였다.
제품에는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톰슨가젤과 필리핀독수리 그래픽이 입혀졌다. 두껍다는 지적을 받은 전작과 달리 엣지 형태로 얇게 만들어져 갤럭시S6엣지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삼성SDI 정품 배터리셀을 내장했으며 충전과 관련한 사용자 편의성도 높였다. 지난 IFA 2015에 시제품을 공개해 관람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제품 앞면에는 전작과 같이 초상화 콘셉트의 성실화랑 멸종위기동물 그래픽 아카이브가 들어갔다. 반면에 뒷면에는 플라스틱 흰 면으로 남겼던 기존과 달리 앞면 동물의 서식지를 형상화한 새 이미지를 담았다. 양면 엣지 디자인을 살리며 멸종위기동물 보호라는 당위성을 알리기 위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아이디어였다.
삼성전자는 뒷면 이미지를 송예린 성실화랑 주임 디자이너에게 맡겼다. 대학을 졸업 후 지난 5월 현업에 뛰어든 신인으로 제품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경력과 배경 대신 실력만을 본 삼성전자의 실용주의다. 송 주임이 삼성전자와 3개월 간 협업하며 그린 새 제품 이미지는 갤럭시노트5와 함께 이달부터 세계 소비자와 만난다.
송 주임은 “신인으로서 큰 프로젝트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디자인으로 멸종위기동물의 어려움을 알리고 싶었다”며 “큰 프로젝트를 믿고 맡겨준 삼성전자와 협업은 좋은 기회이자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6를 선보이며 마련한 ‘갤럭시 테마서비스’에도 멸종위기동물 그래픽을 응용한 테마를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멸종위기동물 보조배터리의 세계적 호평에 힘입어 동물보호를 위한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구체적 방안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생물 다양성, 환경 보호 등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지속가능한 성장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삼성은 이 밖에도 삼성물산(용인 에버랜드) 등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멸종위기동물 보호 사업을 진행해왔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