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협상이 타결되고 RCEP 논의에 속도가 붙으며 대기 중인 다자 간 FTA 타결에 기대가 높아졌다. 순서를 기다리는 FTA는 한·중·일 FTA,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아시아태평양무역지대(FTAAP) 등이 있다.
한·중·일 FTA는 세 나라가 아시아와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관심이 높다. 한·중·일 3국은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FTA’라는 원칙 아래 2012년 11월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지난 7월 8차 실무협상을 개최했고 이를 토대로 지난달 수석대표협상을 열었다.
지금까지 세 나라는 상품, 서비스, 투자, 원산지, 통관, 무역구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상품 분야 견해차가 큰 상황이다. 각국이 산업 구조에서 경쟁하는 분야가 많고 역사·정치적 이해관계에 민감해 타결이 쉽지만은 않다는 평가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상품 분야에서 진전이 있어야 다른 쪽 돌파구가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음 달 초 서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FTA 논의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가능성을 내비쳐 역사·정치적 걸림돌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유럽연합(EU) 간 FTA인 TTIP가 타결되면 8억명 소비자를 하나로 묶는 거대시장이 창출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다. TPP가 타결되면 TTIP 협상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로이터 등 외신은 “TPP 타결로 유럽이 미국에 TTIP 협상을 서두르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위원은 “TPP 타결은 미국과 EU가 TTIP 협상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FTAAP는 중국이 주도하는 메가 FTA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11월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공동연구 협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국을 방문해 “아태 지역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려면 먼저 역내 무역과 투자 자유화를 가속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방안”이라며 FTAAP 적극 지지를 표명했다.
<◇타결을 기다리는 주요 다자 간 FTA 현황(자료:산업통상자원부, 무역협회)>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