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발표 시점을 내년 1월로 확정했다. 이전 갤럭시 시리즈 첫 공개시점과 비교하면 한 달 이상 앞당겨졌다. 새해 첫 포문을 여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브랜드로 각인시켜 최근 시작된 아이폰 신작 효과를 차단하겠다는 계산이다.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버전을 세분화해 기존 플래그십(프리미엄) 모델을 ‘프리미엄’과 ‘서브 프리미엄’으로 나누는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도 구사한다.
19일 부품업계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7 신제품 발표를 1월로 확정하고 각 부품 수급을 조율하는 등 생산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 9월 말로 세부 제품 디자인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S7에서 가장 크게 바뀌는 부분은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다. 삼성은 프리미엄 버전에 모뎀과 AP를 통합한 원칩 버전을 탑재하고 서브 프리미엄 버전에는 AP와 모뎀을 별도로 탑재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 발표를 계기로 프리미엄 모델을 ‘프리미엄’과 ‘서브 프리미엄’으로 나눈다. 기존 ‘프리미엄-미드레인지-로엔드’ 카테고리를 ‘프리미엄-서브프리미엄-미드레인지-로엔드’로 세분화하는 셈이다. 프리미엄 라인업을 보강해 경쟁사보다 한 단계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포석이다.
미드레인지 AP 시장에서도 퀄컴·미디어텍·하이실리콘 등 경쟁사보다 더 높은 성능의 서브 프리미엄으로 견제할 수 있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판매 확대 두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모바일 AP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자체 제작한 ‘엑시노스’를 AP 최고 브랜드로 육성하려는 의지도 깔려 있다.
ARM 코어 대신 자체 설계 코어 ‘엑시노스 M1’도 프리미엄 제품군에 탑재하는 원칩에 반영했다. 애플, 퀄컴, 미디어텍 등 AP 제조사는 자사 칩 성능을 최적화하기 위해 자체 설계한 코어를 사용한다. ARM이 제공하는 표준 디자인보다 성능을 높이고 전력 소모를 줄여 차별화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자체 설계 코어 ‘엑시노스 M1’은 업계에 프로젝트명인 ‘몽구스’로 알려져 있다. 삼성은 몽구스 프로젝트를 갤럭시S7용 프리미엄 버전 원칩에 처음 적용하기로 하고 이름도 ‘엑시노스M1’으로 확정했다. 그동안 AP·모뎀 원칩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한 삼성 AP 사업이 상당한 기술 수준을 갖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바뀌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완제품-부품 사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모델을 고집했던 삼성전자가 최근 다양한 보급형 모델 제품군을 출시하며 보급형 시장 잡기에 나섰지만 후발주자인 AP 사업은 아직 퀄컴·미디어텍을 따라잡지 못했다”며 “부품으로 프리미엄과 보급형 시장에서 성능을 차별화하고 제품 출시시기를 앞당기는 전략으로 매출과 브랜드 파워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