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대화면 팹플러스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 진출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5위 레노버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레노버는 19일 대화면 패블릿폰 ‘팹플러스’를 공개하고 국내 중저가폰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한국에선 여전히 높은 벽에 가로막혀 있는 중국 제품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온라인 중심 자급제폰(언락폰) 시장 확대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지난 9월 세계가전박람회(IFA)에서 처음 공개한 팹플러스는 11번가 단독으로 39만9000원에 판매된다. 출시일은 20일이다. 6.8인치 대화면에도 7.6㎜ 두께와 메탈 재질 일체형 케이스로 세련된 디자인을 구현했다. 퀄컴 스냅드래곤 615와 2GB 램, 32GB 내장메모리를 탑재했다.

팹플러스는 대화면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했다. 음향 효과를 극대화해주는 ‘돌비 애트모스’ 기능과 헤드셋 없이 쓸 수 있는 대형 사운드 바를 탑재, 생생한 서라운드 입체 사운드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극장에 있는 것처럼 주변을 에워싸는 음향을 경험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과 모바일 게임에도 최적화됐다.

팹플러스의 `한 손 모드`를 사용하는 모습.
팹플러스의 `한 손 모드`를 사용하는 모습.

편리한 기능도 돋보인다. 6.8인치 대화면이지만 한 손으로 조작이 가능하도록 ‘한 손 모드’를 도입했다. 화면에 ‘C’자를 그리면 화면이 작아지면서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쏠리게 된다. 팹플러스를 기울이면 기울인 방향으로 화면이 움직여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는 “6.8인치는 손으로 휴대할 수 있는 가장 큰 크기면서 영화 등 콘텐츠 활용에 최적화된 크기”라며 “큰 화면과 향상된 오디오 기능으로 다양한 분야에 팹플러스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팹플러스는 레노버가 한국 시장에 출시하는 첫 스마트폰이다. 글로벌 성장가도를 달리는 중국 스마트폰은 국내 시장에서는 찬밥 신세다. 이미 ZTE가 알뜰폰으로 국내에 휴대폰을 공급한 적이 있고 화웨이는 지난해 X3 출시에 이어 넥서스 6P를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둔 곳은 없다.

레노버가 대화면 스마트폰 팹플러스를 한국 시장에 출시한다. 레노버 전속모델인 EXID 하니가 팹플러스를 사용하는 모습.
레노버가 대화면 스마트폰 팹플러스를 한국 시장에 출시한다. 레노버 전속모델인 EXID 하니가 팹플러스를 사용하는 모습.

팹플러스는 중국산의 국내 시장 성공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제품이 될 전망이다. 단통법 이후 중저가폰이 확산되며 중국 제조사에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확실하다. 여전히 중국 제품은 품질이 낮다는 인식과 그동안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성공은 예단이 어렵다.

국가와 제조사를 떠나 국내 시장에서 자급제폰 시장 확대 가능성을 시험해보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언락폰으로도 불리는 자급제폰은 이동통신사 약정에 가입해 지원금을 받지 않고 제조사 매장이나 온라인으로 구매한다. 요금제나 서비스 선택 자율성이 높고 위약금 부담도 없다. 자급제가 확대되면 이통사는 지원금이 아닌 서비스나 요금할인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반면에 국내 휴대폰 시장은 이통사가 서비스와 단말기를 함께 판매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자급제 활성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대부분이 소비자가 이통사 약정으로 가입하고 있다. 단통법 이후 20% 요금할인 제도가 주목받는다. 하지만 자급제폰 구매 목적이라기보다는 이통사 대리점에서 지원금보다 혜택이 큰 경우를 선택하려는 경우가 많다.

자급제폰으로 판매되는 대표적 제품은 소니 엑스페리아 Z 시리즈 일부와 구글 넥서스폰이다. 넥서스폰은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자급제폰 가능성을 보여줬다. 중저가폰 확대 트렌드와 맞물려 팹플러스가 국내 자급제폰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