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전기차 급속충전요금 ㎾h당 300원선 책정

내년부터 부과되는 공공 전기자동차 급속충전기 이용요금이 ㎾h당 300원 전후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차량 연료·연식, 주행 연비 등에 따라 휘발유·경유 내연기관차 연료비보다 40~60% 저렴하다.

연간 주행거리에 따른 구입, 유지비 비교. [자료:환경부]

환경부는 무료로 운영해온 전국 337기 전기차 공공 급속충전시설 사용요금을 ㎾h당 최저 279.7원에서 최고 431.4원으로 산정한 세 안을 21일 공개했다. 1안은 ㎾h당 279.7원, 2안은 313.1원, 3안은 431.4원이다. 이 안은 23일 서울 코엑스 콘퍼런스룸에서 열리는 공청회에 상정된다.

월 연료비 분석 결과, 1안은 연간 1만3378㎞ 주행할 때 월 요금은 5만3000원으로 내연기관 자동차(연비 12.75㎞, 1리터 1512원) 연료비 13만2000원에 비해 60% 저렴하다. 2안은 5만9000원, 3안은 8만2000원으로 내연차 대비 각각 55%, 38% 싸다.

같은 조건으로 가정에 설치하는 완속충전기를 사용하면 월 전기요금은 약 3만8000원이다. 공공 급속충전시설 사용요금 안과 비교하면 46~72% 수준이다.

동급 차량인 쏘울 전기차와 내연기관차(휘발유) 구매가격을 비교하면 구입 후 5년간 운행 시 구입비용·연료비·세금을 합한 금액이 1안이 2957만1000원으로 내연기관 차 3246만3000원 대비 약 290만원 싸다. 3안도 3120만원으로 126만원 저렴하다. 연간 주행거리가 늘어날수록 전기차 총비용은 더 내려간다.

전기차 충전요금이 기름값에 비해 저렴한 배경은 유류세에 있다. 현재 휘발유·경유 가격은 세금을 제외하면 리터당 550원 수준이다. 여기에 휘발유는 870원, 경유는 630원 유류세가 붙어 가격이 올라간다. 전기차가 1㎾h로 약 5㎞를 주행하므로 이를 계산해보면 유류세를 제외한 연료비 원가는 오히려 전기차가 조금 높다.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단일항목 최고 세수 확보처인 유류세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10%만 잠식돼도 연간 세수가 2조원 줄어든다. 보급 초기에는 영향이 미미해도 향후 확산되면 유류세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과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홍동곤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은 “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되도록 이용자 시각에서 전기차 운행에 따른 경제적 이익과 민간 충전사업 수익성 확보를 함께 고려해 적정 수준 요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충전요금에는 기름값에 붙는 유류세 개념의 세금을 부과할 계획이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내연기관차와 급속충전 전기차의 연료비(사용요금) 비교. (단위 : 천원/월) 자료:환경부>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