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삼성페이, 또 한번의 `서프라이즈`...금융결제 시장 지축 흔든다

삼성페이가 일반 신용카드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인 마일리지와 포인트, 현장 할인 서비스를 끌어들였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일반 카드가 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구현하는 ‘완전체’로 업그레이드 했다.

그동안 삼성페이는 마그네틱 결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범용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주유소나 호텔 등 주요 업종에서 적립 혜택과 현장 할인 서비스가 제한돼 완전한 범용성 확보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보안 방식을 전면 개편하면서 ‘소비자 편의’에 방점을 찍었다. 앞다퉈 출시 중인 경쟁사 페이 시스템보다 한발 앞서 30년간 소비자 지갑을 점령했던 플라스틱 카드와 경쟁하는 진정한 강자의 출현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시스템 전환으로 보안에 더욱 취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한다. 하지만 일반 카드가 구현할 수 있는 모든 혜택을 모바일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페이의 작업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여기에 해외 결제까지 연동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페이의 완전체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과감한 선택도 한몫했다. 삼성페이는 가장 강력한 보안인증 수단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지문인증과 OTC(One Time Card)라는 강력한 보안 수단을 활용해 고객 자산을 보호하는데 앞장섰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일반 신용카드가 담고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혜택을 포기해야만 했다. 삼성페이의 편리함 때문에 사용자는 늘지만, 이와 함께 적립 혜택 등이 되지 않아 제휴카드의 강점을 살려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단기성과에 집중한 나머지 해외 결제와 제휴카드 혜택을 살리지 못한 것이다.

삼성페이의 진화는 일반 플라스틱 카드와 경쟁구도를 형성할 정도로 강력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신용카드 고객 상당수는 제휴 할인과 마일리지 적립을 소비의 최우선 요인으로 꼽는다.

이 같은 소비자 관점을 파고들어 삼성전자가 참여 카드사의 협조를 이끌어 냈고, 단기간 허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여기에 모바일카드 진영을 끌어들여 사실상 국내 모든 카드거래 플랫폼을 연동할 수 있게 됐다.

삼성페이의 진화에는 금융당국의 중재도 한몫했다. 마일리지 적립 등 서비스 규제를 풀기 위해 금융감독원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문을 계속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가맹점 결제 단말기로 사용 가능하다는 범용성에 멤버십, 마일리지 연동이라는 강력한 킬러 서비스를 탑재함으로써 삼성페이는 또 한발 앞서가게 됐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