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워치용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패널 공급을 시작하며 애플과 OLED 거래처에 물꼬를 텄다.
아이워치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작지만 이번 공급은 삼성이 애플전담팀을 꾸린 후 나타나는 성과여서 주목된다. 삼성은 여세를 몰아 향후 애플 주력 제품인 아이폰용 디스플레이도 공급을 타진 중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워치용 AM OLED 패널을 애플에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아이폰용 OLED 공급도 협의 중이다.
아이워치용 디스플레이에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사용된다. 그동안 LG디스플레이가 아이워치용 디스플레이를 애플에 공급해왔다.
아이폰용 디스플레이는 전량 LCD가 사용돼왔으나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와 공급 논의를 진행함에 따라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와 중국 스마트폰에 이어 아이폰에도 OLED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용 디스플레이에 LCD만을 고집해 왔다. 단독 부품업체 선정을 기피하는 애플의 특성과 제한적 생산능력으로 인해 OLED가 아이폰용으로 채택되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LG디스플레이도 플렉시블 OLED를 생산하는데다 일본도 적극적인 만큼 OLED 아이폰도 기대해 볼만한 상황이다.
업계 주요 관계자는 “현재 애플이 아이폰에 OLED 패널을 적용하는 것을 적극 검토 중으로 오는 11월께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시블 OLED 생산라인인 A3의 추가 투자도 곧바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6세대 A3 생산라인에서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를 양산하고 있다. 올해 A3 1단계 가동을 시작했고, 기존 5.5세대 A2 라인 일부를 플렉시블 OLED 장비로 전환하는 투자도 병행했다. 올 하반기 A3 2단계 투자도 진행될 계획이었으나 신규 투자는 당분간 멈춘 상태다.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에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신규 공급처로 택한다면 A3 추가 투자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동안 애플은 OLED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인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성능 차원에서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 강조하며 OLED 패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플렉시블 OLED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아이워치에도 처음으로 OLED 패널을 적용했다.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와도 차기 패널 공급 관련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DI는 현재 애플 요청으로 플렉시블 OLED 패널 테스트를 한창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은 올해 초 JDI 이시가와 공장 6세대 저온폴리실리콘(LTPS) 라인 건설에 3년간 2조원가량을 투자키로 발표했다. 이 공장은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제품 대부분을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용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애플 아이폰7은 내년 10월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아이폰의 경우 연간 1억~1억5000대 판매가 예상되기 때문에 수주 물량에 따라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전체 생산량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며 “애플의 OLED 패널 적용 움직임에 따라 기존 패널 공급사가 애플 물량 수성에 안간힘을 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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