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살아난다”는 정부…반짝 효과 그칠 우려

정부가 연일 “내수가 회복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소비가 반짝 늘었지만 노동개혁, 가계소득증대 등 중장기 성장을 위한 과제는 해결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27일 제20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4분기 총 9조원 이상 유효수요 확대를 골자로 한 ‘최근 경제동향과 대응방향’을 확정했다.

정부는 재정보강, 소비활력 대책 등 정책효과에 힘입어 우리 경제가 내수를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4분기에도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가 수출 등 대외부문 부진을 보완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년 만에 가장 큰 폭인 1.2%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 재정집행률을 높이고 소비·투자 활력을 제고해 총 9조원 이상 유효수요를 확대한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은 최근 내수가 개선되고 있다는 정부 평가를 대체로 인정했다. 하지만 회복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의견이 엇갈린다. 최근 경제 지표가 정부의 단기 대책에 의한 영향이 크고, 구조개혁 등 근본적 변화는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소비심리지수가 4개월째 개선세를 보였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일어나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을 뿐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중소기업중앙회 설문조사 결과 상당수 중소기업은 11월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최대 경영애로를 내수 부진으로 꼽았다. 최근 소비 증가는 자동차·가전제품 등 개소세 인하, 8월 임시공휴일 지정 등 단기 대책과 추경 집행에 따른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소비, 투자 지표가 4분기에도 괜찮을 것이라는 기대에 무리는 없다”면서도 “추경, 금리인하,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등의 효과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심리 회복만으로는 지속적 내수 개선은 어렵다”며 “소득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근본 대책으로 꼽히는 구조개혁은 노동개혁 등이 여야간 의견차로 추진이 지지부진하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기업활력법 등 정부가 제시한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도 요원한 상태다.

정부는 구조개혁 관련 입법을 연내 완료하고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성과를 가시화 하겠다고 밝혔다. 취업규칙·일반해고 행정지침 마련,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 등을 과제로 꼽았다.

정부는 “3분기 회복세가 4분기에도 유지·확대 되도록 내수를 추가 보완하고 4대 구조개혁 가속화 등으로 체질개선을 병행하겠다”며 “경제활성화·구조개혁 입법,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을 조속히 마무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