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수요 건재. 프린팅 업계 `프리미엄 고속 프린팅솔루션` 강화

일본 최대 여객철도회사 동일본여객철도(JR동일본)는 다음 달 말 도쿄 순환전철 ‘야마노테선’에 도입하는 신차부터 폐지하려던 차내 인쇄광고를 유지하기로 입장을 최근 바꿨다. 당초 차내 LCD 디스플레이 동영상 광고로 대체하려했지만 “빠르게 화면이 바뀌는 동영상보다 오래 볼 수 있는 인쇄광고가 편리하다”는 광고주와 승객 의견 때문이었다.

삼성 흑백 레이저 프린터 ‘M4030ND 시리즈’와 흑백 복합기 ‘M4080FX 시리즈’(왼쪽부터) <사진=삼성전자>
삼성 흑백 레이저 프린터 ‘M4030ND 시리즈’와 흑백 복합기 ‘M4080FX 시리즈’(왼쪽부터) <사진=삼성전자>

기술발전으로 소멸까지 예측됐던 종이 등 인쇄매체가 프린팅솔루션 기술 발전에 힘입어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서 파일을 디스플레이로 보는 대신 출력해 하드카피(인쇄물)로 지니는 수요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프린팅솔루션 업계에 ‘고속기’가 주목받는 이유다.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2009년 1048만톤이었던 국내 종이 생산량은 지난해 1166만톤으로 늘었다. 인쇄용지는 같은 기간 297만톤에서 304만톤으로 증가했다. 2013년 324만톤보다 약간 줄었지만 종이 수요 증가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가 1999년 저서 ‘생각의 속도’에서 예측한 종이소멸이 빗나간 것이다.

소비자 인쇄매체 선호는 종이책의 건재함에서도 드러난다. 서울디지털대가 이달 초 20~50대 재학생 6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자책으로 인한 종이책 소멸을 내다본 응답자는 20%뿐이었다. 한 달에 한권 이상 책을 읽는다고 답한 응답자 중 64%는 전자책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미국에서는 1년 새 종이책 매출이 8.4% 증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인쇄수요가 증가하며 고속기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지난 2분기 세계 시장에 판매된 프린터 2410만대를 분석한 결과 고속기 성장률이 높았다. 분당 출력 수(PPM) 기준 흑백 레이저 45~69PPM 17.3%에 이어 컬러 레이저에서는 70~90PPM 72.9%를 비롯해 31~44PPM 12.6%, 45~69PPM 12.1% 등 전 모델에서 판매가 늘었다. 반면 전체 시장은 전년 동기대비 대수 기준 6% 감소했다.

국내외 업계도 관련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도리코는 A4 흑백 레이저 M410 시리즈에서 최대 36PPM을 지원한다. 같은 스펙 삼성전자 M4030ND·M4080FX는 40PPM까지 구현한다. 인쇄 명령을 내리는 과정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연동으로 단순화하는 등 속도에 중점을 뒀다. 해외에서는 HP 컬러 레이저 M277, 렉스마크 흑백 레이저 MX611이 고속기 시장을 이끌었다. MX611 판매는 1년 새 17.3% 늘어났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