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포트] 온라인-오프라인 오작교 ‘O2O’ 현주소는

길을 걷다 스마트폰에 할인쿠폰이 ‘띠링’ 하고 뜬다.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 옆 매장이다. 또 몇 걸음을 걷자 이번에는 이벤트 정보가 올라온다. 또 바로 옆 매장이다.

동료에게 줄 커피를 사기로 했다. 적어도 스무 잔이다. 카페에 가서 사려니 줄을 서야 하고 커피를 만들 때까지 한참 기다려야 한다. 업무도 바쁜데 카페에서 버리는 시간이 너무 많다. 방법은 있다. 모바일로 예약을 걸어둔 후 약속된 시간에 찾기만 하면 된다.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이다. 그렇기에 더 잠재력이 크다.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 ‘O2O’를 두고 하는 말이다. O2O는 빠르고 안정된 네크워크 기술 발전과 스마트폰 보급, 커가는 모바일 생태계를 등에 업고 발전하는 소셜 커머스 등으로 일찌감치 성장 가능성이 지목된 개념이다.

김문기 이버즈 기자 moon@ebuzz.co.kr

[컨슈머리포트] 온라인-오프라인 오작교 ‘O2O’ 현주소는

◇새로운 상거래 개념 ‘O2O’

‘O2O(Online to Offline)’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일컫는다. 시작은 온라인에 모인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유도해 판매망을 확대하는 것을 가리켰다. 최근에는 그 범위가 더욱 넓어져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모든 서비스를 O2O로 설명한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해 말 ‘2015년 ICT 10대 주목 전망’에서 O2O를 주요 이슈로 정한 바 있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O2O 커머스 시장 구조상 정확한 규모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국내 O2O 거래액 규모는 15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올해는 모바일과 사물인터넷(IoT) 기술 발전으로 온라인 시장이 확장돼 연 300조원 규모 전체 상거래 시장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 9월 ‘GMV 2015’ 기조연설자로 나선 서진우 SK플래닛 사장은 “온라인-오프라인 상호 보완으로 O2O가 기존에 없던 수요를 발굴하는 혁신을 이뤘고 공급을 제한적에서 범용적으로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정확한 타기팅과 실시간 반응 확인 등 마케팅 효율 혁신까지 불러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콘 등장으로 고객과 마케터 간 새로운 관계가 형성됐다. 현재와는 다른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기기가 등장해 IoT화가 가속되며 기존 금융 거래를 혁신할 핀테크와 인공지능 데이터 과학 시대가 오는 등 지속적이고 새로운 혁신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컨슈머리포트] 온라인-오프라인 오작교 ‘O2O’ 현주소는

◇모바일 생태계 확산, 준비된 인프라

O2O 확산 첨병은 ‘스마트폰’이다. PC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상거래는 PC 앞에서 이뤄지기에 온라인 고객을 오프라인까지 유도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명확히 갈린다.

스마트폰은 PC 앞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끌어오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두 라인 경계를 지우는 데도 일조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 ‘2015년 상반기 모바일 트렌드’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3650만대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16.7% 증가했다. 지난 3월 글로벌 56개 국가 평균 스마트폰 보급률은 60%였다. 한국은 83%로 세계 4위다. 주요 성숙 시장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들어섰다. 이머징 시장마저도 빠른 속도로 스마트폰이 보급되는 상태다.

근거리 통신 기술 발달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용 가능한 NFC와 비콘 등이 주요 기술로 꼽힌다.

NFC는 13.56㎒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접촉하지 않아도 10㎝ 간격까지 단말기 간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RFID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보다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단말 간 P2P가 가능하고 간단한 데이터를 읽고 반영할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넓은 편이다.

교통카드가 대표적 NFC 기술 응용 사례다. 버스에 올라탈 때 카드를 NFC 단말기에 갖다 대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NFC를 켜놓은 상태에서 두 단말기를 가까이 접촉하면 파일이나 사진을 공유할 수도 있다. 전시회장에서 NFC 태그를 전시품목에 부착해두면 관람객이 스마트폰으로 관련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특정 콘텐츠 정보를 내려 받을 수도 있다.

O2O 시장에서 NFC 중요성은 결제 서비스에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NFC 탑재 스마트폰은 2012년 1억2000만대에서 2013년 2억7500만대로 128%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4억1600만대까지 올라설 정도로 NFC가 주요 적용 기술로 각광받는다.

NFC와 함께 O2O 시장에서 중요도가 높은 기술은 ‘비콘(Beacon)’이다. 비콘은 NFC보다 가용거리가 더 길어 O2O 서비스에 적합하다. 블루투스를 사용한다. 전력 소모도 적어 스마트폰 배터리를 아낄 수 있다. GPS보다 위치 파악이 더 정확하다. 오프라인 상권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비콘 활용 사례는 대표적으로 애플에서 찾을 수 있다. 애플은 지난 2013년 애플 스토어에 기반을 둔 ‘아이비콘’ 서비스를 시작했다. 애플 스토어에 접근하면 상품 정보 등을 자동으로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SK플래닛 ‘시럽’ 서비스가 비콘을 활용한다. 비콘 가용범위에 있는 매장 정보를 소비자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주는 방식이다. 시럽 자체에서 멤버십에 기반을 둔 관련 이벤트 정보를 자동으로 받아볼 수 있다.

[컨슈머리포트] 온라인-오프라인 오작교 ‘O2O’ 현주소는

◇2017년 소비자 중 25% 모바일결제

근거리 통신 기술로 O2O 서비스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면 빠른 모바일결제 시장 성장세는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기여했다. 애플이 지난해 시작한 ‘애플페이’와 삼성전자가 올해 8월 내놓은 ‘삼성페이’, 구글 ‘안드로이드 페이’ 등이 모두 근거리 무선통신을 활용한 대표 모바일결제 솔루션이다.

주니퍼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0년 NFC 채택률은 전체 모바일결제 시장에서 8.1% 수준이었지만 오는 2017년 미국과 유럽 소비자 중 25%가 NFC 결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거래액이 6169억달러, 이용자 수는 4억4793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페이는 국내 출시 2개월 만에 일일 결제건수 10만건 이상, 가입자 100만명, 누적 결제액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하반기 신제품 ‘갤럭시 노트5’를 비롯해 ‘갤럭시 S6·S6 엣지·S6 엣지 플러스’ 인기와 함께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갤럭시 노트5 구입 고객 중 절반 이상이 가입하는 등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삼성페이가 서로 상승효과를 견인한다.

삼성페이 주요 사용처 분석 결과 편의점, 백화점과 마트, 식음료 업종 등 생활밀착형 핀테크 수단으로 삼성페이가 사용되면서 최근 일일 10만건 이상 결제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연내에 삼성페이에 멤버십 카드 관리와 교통카드 기능도 추가해 소비자가 일상에서 더욱 다양한 용도로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할 예정이다.

[컨슈머리포트] 온라인-오프라인 오작교 ‘O2O’ 현주소는

◇국내 O2O 확산 ‘붐’

국내 O2O 서비스의 대표 분야로 인식된 것은 ‘배달 앱’이었다. 또 SK플래닛 시럽이나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등이 대표적 O2O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카카오택시 같은 교통 수단부터 배송, 물류, 가사, 숙박까지 다양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PR컨설팅&서비스 전문기업 글램스톤에 따르면 최근 눈에 띄는 소비자 취향저격 O2O 서비스가 증가하는 추세다.

눈에 띄는 업체는 네이버와 카카오, 국내 양대 포털이다. 네이버는 쇼핑으로, 카카오는 카카오 고급택시 서비스와 뷰티 카테고리로 O2O 시장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모바일 웹사이트로 제품을 소개하는 쇼핑윈도 서비스를 지난해 말 시작했다. 패션 의류 상품을 보여주는 스타일윈도와 농수산물을 파는 프레시윈도, 인테리어 소품 업체를 소개하는 리빙윈도 세 카테고리로 나뉜다.

네이버는 쇼핑윈도에 네이버페이를 적용해 소비자가 자사 O2O 쇼핑 플랫폼 내에서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네이버의 지난 8~9월 쇼핑윈도 거래액은 100억원대를 훌쩍 넘었다. 9월 총 거래규모는 8월 대비 53% 증가했다. 월 1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소상공인도 여덟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옐로모바일 의료 분야 O2O 서비스 ‘굿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공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전국 9만여개 병원·약국 정보를 보유했다. 위치나 시간, 상황 등에 따른 맞춤 검색 결과를 제공해 주변 의료시설을 파악하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아이 때문에 병원을 찾는 일이 잦은 주부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병원 이벤트 모아보기’로 비급여 진료 정보도 비교할 수 있다. 앱으로 상담 예약도 가능하다. 진료과목에 따른 일대일 의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직접 병원이나 약국에 가지 않아도 간단한 신체 상태나 의료 문의를 모바일로 할 수 있다.

굿닥 관계자는 “O2O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사용자가 의료 정보를 모바일 앱으로 손쉽게 접하고 바로 상담 예약까지 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폐쇄적이었던 의료 분야도 사용자 편의 경쟁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코지는 최근 공간 소유자와 리테일러를 연결해 팝업스토어를 열 수 있도록 하는 O2O 서비스 ‘팝업리테일’을 베타서비스로 론칭했다. 잠깐 생겼다 사라지는 팝업스토어는 옴니채널 소비환경에 익숙한 소비자와 리테일러를 오프라인에서 이어주는 역할을 해준다.

팝업리테일은 공간 소유자와 공간이 필요한 리테일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서비스다. 누구나 쉽게 사이트에서 서로를 매칭하고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열 수 있다. 임대료나 보증금 없이 수수료 방식으로 운영된다. 리테일러는 비용부담 없이 팝업스토어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고 공간소유자는 판매수익의 일정 수수료를 받아 부수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

박재연 프랑코지 대표는 “높아진 임차료 때문에 건물 내 공간을 임차해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900여회에 달하는 백화점 팝업스토어 및 플리마켓 개최 경험을 살려서 리테일러가 O2O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