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 과학기술계가 고민해온 온도 분야 숙원을 해결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원장 신용현)은 양인석 온도센터 책임연구원이 켈빈온도 재정의에 필요한 ‘볼츠만 상수’ 값이 프랑스와 영국 간 100만분의 3 오차가 나는 이유를 밝혀냈다고 29일 밝혔다.
프랑스와 영국이 지난 10년간 대립하며 골머리를 앓아온 켈빈(K) 온도 재정의는 결국 프랑스 승으로 마무리됐다.
‘볼츠만 상수’는 입자 수준에서의 에너지와 기체분자 등 거시 수준에서 관측된 온도를 연결해주는 비례 상수다. 오는 2018년 이후 볼츠만 상수를 고정해 온도 단위 켈빈(K) 재정의에 이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볼츠만 상수’ 값을 발표한 프랑스와 영국 과학자 간 측정결과가 100만분의 3 정도 오차가 발생하면서 국제표준 과학계에 논란을 일으켰다. 이들 국가는 모두 아르곤과 헬륨을 주로 쓰는 음향기체온도계를 활용했다.
양 책임 연구팀은 양국 간 차이가 아르곤 평균 분자 질량 측정 오류에 의한 것이라는 가정아래, 기체시료 동위원소 구성비를 정밀 측정했다. 그 결과 영국 표준기관이 사용한 아르곤 평균 분자 질량이 실제보다 100만분의 3 정도 높게 측정됐다.
이번 아르곤 질량 불일치 해소에 따라 과학기술데이터위원회(CODATA)는 기존 볼츠만 상수 정밀도를 100만분의 0.91에서 100만분의 0.57로 낮춰 조정했다.
양인석 책임연구원은 “영국표준기관은 오류를 인정하고 결과를 수정했다”며 “오는 2018년 예정된 온도 단위 켈빈 재정 걸림돌이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측정분야 국제학술지 메트롤로지아(Metrologia) 10월 볼츠만 상수 포커스호에 게재됐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