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덴마크 에너지자립섬 본홀름(Bornholm)과 전기자동차·마이크로그리드(독립형 전력망) 사업을 위해 손을 잡았다. 제주는 본홀름 신재생에너지원 확산 경험을, 본홀름은 제주 전기차 보급·확대 정책을 상호 이식시키게 된다.
2일 제주 벤처마루에서 개막한 ‘제주 스마트그리드 데이’에서 기자와 만난 예스퍼 비베 한센 덴마크 부대사는 제주도와 덴마크 본홀름이 전기차·마이크로그리드 국제 공동사업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이달 말 제주테크노파크(JTP)·제주대·덴마크공과대(DTU)와 협약서(MOU)를 교환하고 본격 사업에 착수한다.
이들 기관은 제주도와 본홀름을 대상으로 신재생에너지원 기반 에너지자립섬 구축 사업을 포함해 전기차 확대에 따른 전력망 운영과 연동 기술 개발에 협력한다. 각종 실증사업도 벌일 예정이다.
예스퍼 비베 한센 덴마크 부대사는 “본홀름은 북유럽의 대표적 에너지자립섬으로 이미 70% 이상 전력을 신재생에너지에서 만들어 쓴다”며 “제주 신재생에너지 확산과 본홀름 전기차 보급,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효율화 사업에서 두 지자체의 목적이 맞아떨어졌다”고 협력 배경을 설명했다.
인구 4만5000명이 거주하는 본홀름은 2025년까지 100% 친환경 에너지자립섬 전환을 목표로 현재 풍력 등 70% 이상이 신재생에너지로 섬 전체가 운영 중이다. 다만 수송 분야에서 전기차 보급이 더딘 상황이다. 지난달 덴마크 에너지 공기업 오스트크레프트(OSTKRAFT)와 DTU가 제주를 방문해 공동사업에 관한 사전조사를 마쳤다. 제주는 각종 민원 제기나 풍력발전 운영 기술 미흡 등으로 신재생에너지원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홀름은 제주도 스마트그리드와 전기차 보급 경험과 사업 노하우를 배우고, 제주도는 해상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 확대에 따른 경험과 운영 기술을 획득하겠다는 취지다.
예스퍼 부대사는 “단기간 동안 제주도에만 전기차 3000대를 보급한 건 우리에게는 도전적인 일”이라며 “제주 전기차 보급 노하우를 배우고, 우리 신재생에너지 기반 전력망 운영에 따른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해 두 섬이 100% 에너지자립섬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일환 제주테크노파크 원장은 “제주 ‘2030년 카본프리 아일랜드’ 비전을 실현하는 데 덴마크 신재생에너지 보급 노하우나 해상풍력 운영기술뿐 아니라 풍력 구축에 따른 민원 해소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