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어디까지 왔나]<2>간편결제 획일화 `레드오션` 막아야

핀테크 산업에 뛰어드는 IT기업은 물론이고 금융사까지 비슷한 유형의 사업 모델로 경쟁하고 있다. 상당수 사업은 간편결제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최근에서야 송금, 보안 등으로 외연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역으로 국내 핀테크 산업의 깊이가 매우 얕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미 해외는 빅데이터, 송금, P2P대출 등 광범위한 핀테크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각기 다른 사업 모델로 승부수를 던졌다. 성공 모델이 속속 출현하면서 한국도 보다 차별화된 비즈니스 발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은 지급결제 외에 해외 송금 서비스, P2P대출, 개인자산관리서비스, 자동 신용평가 사업 등 전통 금융사가 유료화하거나 접근이 힘들었던 사업을 접목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인터넷전문은행 뿐 아니라 비대면 채널 기반 다양한 수단을 접목했다.

초기에는 완전 무점포형 인터넷 전문은행이 설립됐지만 최근에는 ATM 네트워크를 확충하거나 인터넷 카페, 키오스크(Kios) 인프라를 활용해 오프라인 채널을 보조수단으로 이용하는 컨버전스형 은행도 등장했다. SNS와 P2P대출 등 비대면 기반 다양한 수단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

일본 소니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전문 오프라인 채널 ‘Housing Loan Plaza’를 설치, 운영해 전통 오프라인 은행 대비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무점포 영업을 통한 저렴한 업무처리비용을 이용해 기존 유리한 금리 등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고 지역적 영업 제한이 없는 활동영역, 영업점 방문 없이 금융상품을 가입할 수 있는 신속성과 편리성을 갖췄다.

미국 최대 인터넷 전문은행인 챨스 스왑 뱅크(Charles Schwab Bank)와 E-Trade도 초기 차별화에 성공하며 성공한 핀테크 비즈니스 모델로 손꼽힌다.

이용고객이 은행 직원으로부터 각종 금융상품 상담이나 서비스를 받기보다는 스스로 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금융상품을 검색하고 은행업무를 처리하는 일종의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접목한 것이다.

포르투갈 최대 은행인 밀레니엄BCP는 ‘액티보뱅크(Activobank)’라는 자회사를 통해 IT 기기를 잘 다루고 자기주도형 서비스를 선호하는 도시거주 젊은 고객을 타깃으로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BNP파리바는 ‘헬로뱅크(Hello Bank)’ 라는 모바일 전용 은행을 선보이며 ‘모바일로 태어났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모든 서비스를 모바일 환경에서 제공 중이다.

미국, 유럽, 중국 사례에서 보듯이 기존 금융 서비스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거래와 금융 소비자의 사용 행태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 핀테크를 활용해 어떤 경쟁력과 수익성을 제고할 것인지 사업계획을 새롭게 짜야 한다. 그동안의 사업은 ‘핀테크 획일화’라는 역효과를 낳았고 최근 추진 사업이 지불결제 등으로 쏠리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알리바바가 핀테크 성공 사례로 꼽히는 것은 바로 ‘위어바오’라는 현지 밀착형 모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위어바오는 고객 거래계정에 남아있는 여유자금을 MMF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중국에서는 개인이 펀드투자에 제약이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한 사례다. 이 자금을 활용해 알리페이도 모바일결제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핀테크, 어디까지 왔나]<2>간편결제 획일화 `레드오션` 막아야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