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보고서, "해외직구, 물가 낮췄다"

‘해외직구’가 물가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창복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4일 ‘해외직구에 따른 유통구조의 변화와 인플레이션 효과’라는 보고서에서 해외직구가 가격 경쟁을 유발해 유통구조의 변화를 촉진하고 거시 경제 측면에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관세청의 ‘해외직구 관심품목’ 103개 가운데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 조사에 포함된 품목의 물가상승률은 다른 품목보다 훨씬 낮았다.

가공식품을 보면 올해 6월 치즈, 초콜릿, 사탕 등 해외직구 품목들의 평균 가격은 2012년 1월과 비교해 3.6% 올랐다.

같은 기간 밀가루, 국수, 라면 등 다른 가공식품들의 가격 상승률은 9.9%로 집계됐다.

3년6개월 동안 해외직구 품목들의 물가상승률이 6.3% 포인트나 낮은 셈이다.

내구재의 경우 지난 6월 장롱, 식탁, 소파 등 해외직구 품목들의 평균 가격은 2012년 1월보다 6.9%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전기 매트, 비데 등 다른 내구재 품목들의 가격이 0.7%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최 연구위원은 해외직구가 소비자 물가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장기에 걸쳐 최대 2% 포인트 정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해외직구 품목들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가중치를 반영하고 해외직구 상품들의 가격이 국내 상품보다 15∼30% 저렴할 것으로 가정했다.

해외직구 이용 방법별 절차
 출처 - 한국은행
해외직구 이용 방법별 절차 출처 - 한국은행

출처 - 한국은행

최 연구위원은 “해외직구는 온라인 유통경로를 추가해 가격 경쟁을 유발하고 유통단계 축소, 거래 단순화 등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다”며 “정부는 외국 제품과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국내 제품에 대한 외국인 및 해외 거주자의 역직구 확대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해외직구 실적은 2012년 8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6000억원으로 2년 만에 2배로 늘어났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