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익 기반 자립형 사업모델을 갖춘 ‘공공 와이파이 2.0(가칭)’ 전략 수립에 나선다.
공공 와이파이에 지속적 국가 예산 투입이 어려운데다 운영을 맡은 이동통신사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에 바탕을 두고 서비스 대상·장소를 확대하면 국민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공공 와이파이 중장기 발전방향을 위한 산학 연구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작성한 공공 와이파이 현황 분석과 발전방향 초안이 제출된 상태다. 이르면 내년 1분기 공공 와이파이 2.0 발전방향 수립이 마무리된다.
공공 와이파이 구축은 현 정부 대선 공약이다. 전통시장과 보건소, 복지시설 등 서민 이용시설을 중심으로 공공 와이파이 1.0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2년 이통사 개방(무료로 열어줌) 2000곳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1만2000곳에 설치·개방(각각 6000곳)이 예정돼 있다.
지난 9월 기준 공공 와이파이 이용 건수는 7414만건(누적)이다. 2013년 1월 16만건이던 이용 건수는 지난 9월 563만건으로 35배 이상 증가했다. 접속지점(AP) 수는 상용 와이파이 5.3%에 불과하지만 AP 한 개당 트래픽은 1.8배에 이른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공공 와이파이 이용자가 통신비 절감, 정보격차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효과는 입증됐지만 사업 추진에는 제약이 따른다. 와이파이 설치와 유지보수에 지속적 국가 예산 투입이 어렵다. 지자체는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관광지나 초·중·고 등으로 서비스 대상 확대를 원한다. 이통사는 신규 투자와 운영·유지보수에 부담을 느낀다. 이용자는 서비스 장소 확대와 품질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미래부는 수익형 사업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공공 와이파이가 자립한다면 다양한 문제점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지난 6일 열린 ‘ICT 정책 해우소’에서 광고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한 수익구조 필요성을 논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와이파이 접속 전에 일정 시간 광고를 노출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뉴욕은 정부 투자 없이 사업자 광고수익 모델을 활용한다. 국내에서도 스타벅스가 KT에 이용료를 지불하는 대신 스타벅스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다양한 형태 민관협력 사업 모델이 증가하고 있다.
해우소에 참석한 권태일 빅썬시스템즈 대표는 “모든 인프라를 광고 중심으로 구축하고 여기서 수익을 얻는 방식이 아직 외국에 비해서는 낯선 것이 사실”이라며 “모바일 광고가 확대되고 공공 와이파이 필요성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어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는 공공 와이파이 운영이 이용자뿐만 아니라 이통사, 플랫폼 사업자, 컨설팅 업체 모두에 이익이 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무선통신 이용 패러다임과 트렌드가 달라지는 만큼 다양한 환경을 고려해 발전방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유 미래부 제2 차관은 “무선인터넷 수요증가,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ICT 인프라로서 와이파이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며 “공공 와이파이가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오늘 발제된 발전방안과 제안된 다양한 의견을 정책추진에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공 와이파이 사업 이슈(자료:미래부)>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