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비디오테이프 표준전쟁을 벌였던 소니 베타맥스(BetaMax)가 탄생 41년 만에 단종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일 소니가 베타맥스 포맷 비디오카세트 테이프 출하를 2016년 3월 종료한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1970·1980년대 가정용 비디오시장 규격을 둘러싸고 VHS((Video Home System) 포맷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베타맥스는 역사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소니는 베타맥스 비디오카세트인 ‘EL-500B’ 등 네 가지 상품 출하를 종료할 예정이다. 베타맥스 VTR는 이미 2002년 생산이 중단됐으며 비디오카세트는 계속 생산 중이었다. 베타맥스 비디오카세트는 1984년 전성기에 약 5000만개가 출하됐다. 올해 출하 개수는 400개에 그칠 전망이어서 소니는 베타맥스 비디오카세트테이프가 시장에서 역할을 끝냈다고 보고 생산중단을 결정했다.
베타맥스는 ‘기술 우수성이 사업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소니는 1975년 5월 비디오 테이프 리코더(VTR) ‘SL-6300’과 베타맥스 포맷 비디오카세트를 내놓았다.
이듬해 JVC(일본빅터·현 JVC켄우드)는 녹화시간이 더 긴 VHS 포맷을 내놓으면서 규격 경쟁이 격화했다. 베타맥스는 VHS에 비해 크기는 더 작고 화질은 더 뛰어났다. 또 VHS보다 1년 앞서 출시했기 때문에 시장 선점에 유리했다.
그러나 소니는 배타적 라이선스 정책을 펼쳐 비디오제작사는 VHS방식을 더 선호했다. 또 소니는 영상물에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을 담지 않을 것을 요구하는 ‘클린 정책’을 펼쳤다. 반면에 VHS는 포르노 제작사와 계약해 북미 비디오 시장을 석권했다.
결국 1984년 25%를 차지하던 시장점유율이 1986년 7.5%까지 떨어졌고, 결국 소니는 1988년 VHS 비디오 데크 제조를 선언하면서 비디오포맷 표준 전쟁에서 패배를 인정했다.
오가 노리오 전 소니 사장은 “영상 소프트웨어(콘텐츠)가 있었다면 가정용 비디오 규격 경쟁도 다른 형태가 됐을 것”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