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일 “판교 창조경제밸리를 비롯한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을 확대하고 노후산업단지를 지역경제 혁신거점으로 재창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별도 취임식 없이 업무에 돌입한 강 장관은 “세종시와 혁신도시 성과를 기반으로 내실 있는 균형발전 정책을 더욱 확대해 지방과 수도권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경쟁력 있고 균형 잡힌 국토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과 환경을 따라 잡아 새로운 미래 비전과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물류선진화를 얘기한 지 10년이 지나는 동안 작은 인터넷 서점 아마존은 물류와 유통, IT를 결합해 세계적 혁신기업으로 우뚝 섰다”며 “우리가 현안에만 관심을 쏟는 사이 거대한 변화 물결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해외 건설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면 이것을 금융·기술과 어떻게 결합해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 전환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한다는 것이다.
강 장관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면 규제도 지킬 것은 확실하게 지키고, 풀 것은 과감하게 풀어가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생명과 안전에 관한 규제나 건축물 에너지효율 등급제처럼 기술과 산업 발전을 유도하려는 규제는 계속 유지·강화하되 기업의 자유로운 경쟁과 창의를 저해하는 불합리한 규제는 전향적 자세로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민과 중산층 주거 안정 정책에도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정확한 통계 인프라 구축 중요성도 강조했다. 강 장관은 “무엇이 문제인지 자기공명영상(MRI)을 찍듯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통계 만큼 좋은 수단이 없다”며 “주요 정책에 사용하는 기초 통계를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보완해 현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고 지속가능한 통계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지난 3년이 계획을 수립하고 성과 창출 기반을 다지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결실을 거둬야 할 시기”라며 “현장과 시민, 전문가 목소리를 경청해 ‘내가 바로 대통령이고, 장관이다’는 생각을 갖고 사안을 파악하고 정책을 펼것”을 당부했다.
11일 임명장을 받은 강 장관은 취임식을 열지 않는 대신 사무실로 직원들을 찾아가 첫 인사를 나누고 업무를 시작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취임사 한 번 읽고 악수 하는 것에 불과한 취임식을 위해 직원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게 강 장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