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조 매출 알리바바 “서버 안 죽었다”…비결은 `알리클라우드`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절 알리바바 매출 신기록에 모두가 주목했지만 숨은 주역은 ‘IT 인프라’였다. 평소 수백배에 이르는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은 IT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11일 광군절 하루 동안 알리바바가 올린 매출은 약 912억위안, 16조5000억원 정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보다 6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광군절 쇼핑 러시는 중국인 구매력과 알리바바 성장을 상징했다는 의미가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리바바의 획기적이고 차별화된 IT 투자가 없었다면 성공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광군제 하루 동안 이뤄진 거래 중 모바일 비중은 68%나 차지했다. 알리바바는 14억3000만건 트래픽을 처리했다. 평소의 수백배였다. 짧은 시간에 접속자 수가 폭주했지만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없었다. 폭증하는 트랜잭션에 대비해 효율적으로 구축한 ‘알리 클라우드’가 빛을 발했다.

알리바바는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대형 인터넷 서비스 업체와 다른 방식으로 트랜잭션을 관리한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기업은 단일 데이터센터에서 클라우드를 활용해 최다 접속자 환경을 지원한다. 대부분 중국 내수를 겨냥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아마존이나 이베이 등과 비교해 월등한 속도를 낸다.

알리바바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오픈소스를 활용해 자체 개발했다. 매년 트랜잭션 규모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상황에서 유연성이 필수다. 패키지 소프트웨어(SW)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

알리바바가 개발한 하둡 기반 메인 플랫폼 ‘타오바오(Taobao)’는 트랜잭션을 유연하게 처리한다. 자국 시장 환경을 분석해 최적의 인프라 투자전략을 수립한다. 이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구현한 ‘알리 클라우드’도 유연한 자원 분배, 접속속도 향상에 기여한다. 모두 알리바바가 중국 시장에 최적화해 자체 개발했다.

안정적 서비스와 비용 절감을 위해 수랭식 냉각 시스템, 태양열, 수력 등 친환경 방식을 적용한 것 역시 성공적 IT 투자로 평가받는다. 알리바바가 최근 구축한 중국 칭다오 데이터센터는 냉각 시스템 80%에 인근 호수 물을 이용한다.

알리바바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알리바바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는 “알리바바는 순간적으로 폭증하는 이용자 접속량을 처리하기 위해 회사 환경에 특화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IT 투자를 강화했다”고 전했다. 강 대표는 “우리나라 국세청 연말정산이나 명절 철도 예약 등 한꺼번에 트래픽이 몰리는 기간에 알리바바 스케일 아웃 모델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