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인포테인먼트 계열사 현대엠엔소프트가 시판용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사업을 정리한다. 하드웨어(HW) 사업을 접고 위치기반서비스(LBS), 고정밀 전자지도 구축 등 스마트카 소프트웨어(SW) 사업에 집중한다.
현대엠엔소프트(대표 차인규)는 시판용 내비게이션·블랙박스 브랜드와 유통, 사후서비스(AS) 등 HW 사업 전반을 모바일어플라이언스(대표 이재신)에 매각한다고 17일 밝혔다. 두 회사 간 매각 합의는 마무리된 상태다. 올 연말까지 대금 협의와 계약금 납입을 거쳐 내년 1월 모든 사업을 양도한다.
현대엠엔소프트가 150억원 이상 매출을 내는 사업부를 떼내는 것은 차세대 스마트카 시대에 대비하려는 포석이다. 매각이 완료되면 현대엠엔소프트에는 현대·기아차 순정 내비게이션 SW, 고정밀 전자지도와 지리정보시스템(GIS), 위치기반서비스(LBS),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맵피’, 블루링크·유보(UVO) 텔레매틱스 사업 일부가 남는다.
HW·SW가 혼재됐던 구조에서 완전한 SW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고정밀지도와 텔레매틱스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고정밀지도는 자율주행차 측위·제어 필수 요소여서 스마트카 시대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 때문에 독일 3개 완성차 회사(BMW·다임러·아우디·폭스바겐)가 전자지도 회사 ‘히어’를 인수하기도 했다.
현대엠엔소프트는 현대차그룹 내 유일한 전자지도·SW 전문기업이다. 그룹 내에서 독일 3사 의 ‘히어’ 역할을 해야 한다. 수년 전부터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와 함께 지도 기반 지능형 운전자 지원시스템(Map Enabled ADAS)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인수기업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폰터스 브랜드가 현대오토넷 소속이던 시절부터 주문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내비게이션 HW를 공급해온 주요 협력사다. 최근 글로벌 시장 납품 실적을 꾸준히 늘려 회사를 키웠고 결국 고객사 사업부까지 인수했다. 제조 품질과 브랜드, 유통, AS 전반 경쟁력을 갖췄다.
현대엠엔소프트가 정리하는 시판용 내비게이션 국내 시장규모는 연간 100만대, 블랙박스는 200만대 규모다. 현대엠엔소프트는 각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차지하는 업계 4위 업체다. 지난해 시판용 사업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 1701억원의 9%에 해당하는 153억원가량을 기록했다.
현대엠엔소프트 관계자는 “HW 시판사업 양도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전문기업 핵심인 SW 부문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판사업 양도를 계기로 ‘차량 인포테인먼트 분야 글로벌 리더’라는 비전에 맞게 선택과 집중으로 핵심역량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수기업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그간 HW 공급 파트너사로서 이미 확보한 우수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 서비스는 물론이고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류종은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