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는 2세대 O2O 서비스입니다. 소셜커머스나 배달앱 등 1세대 O2O 서비스가 인지도 상승 기준으로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받지만 캐시카우는 실제 판매 발생을 기준으로 합니다.”
설준희 캐시카우 대표는 지난 6월 모바일 광고 앱 캐시카우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맹점수는 아직 2000여곳 정도지만 빠르게 늘고 있다. 영수증을 제시하면 구매액 일정부분을 ‘리워드’로 환급받는 방식이 화제가 됐다. 가맹점은 실제 판매가 일어날 때만 수수료를 지급해 가입 부담이 없다.
모바일 광고 앱 가맹점은 일반적으로 광고를 본 것을 기준으로 비용을 지불하지만 실제 판매로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다. 사용자도 미리 할인 쿠폰을 받거나 앱을 통해 구매하는 게 알려지면 서비스 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광고비만 늘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설 대표는 “O2O 선두주자들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파괴한다”며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으려면 실제 구매 증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 대표는 캐시카우를 단순히 새로운 서비스가 아닌 광고 산업 혁신 모델로 정의한다. 광고로 인지도를 높이면 판매로 이어진다는 가정에서 벗어나 광고를 판매와 직결시켰기 때문이다. 가맹점이 영수증 금액 5~90%까지 자유롭게 리워드율을 정해 캐시카우를 전략적 판단 도구로 활용하게 했다.
설 대표는 “가맹점주가 알아서 판매효과대비 지출비용을 정하라는 뜻”이라며 “예를 들어 팥빙수는 성수기인 여름에 리워드율을 줄이고 비수기인 겨울에 리워드율을 높여 판매를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시카우에는 설 대표의 인생 경험이 녹아있다.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 마케팅을 전공한 뒤 광고대행사를 거쳐 글로벌 컨설팅사 아더앤더슨에서 경영전략 컨설턴트로 일했다. 2000년 비즈니스·IT컨설팅 업체 BSG파트너스를 창업해 15년간 대표를 맡았다. 50세가 넘은 나이에 성공을 뒤로 하고 캐시카우를 창업했다.
설 대표는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하면서 투자대비 효과가 효율적이지 못한 기업이 많아 안타까웠다”며 “광고 효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전략 컨설팅 고민이 캐시카우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설 대표는 “판교 테크노밸리에 가면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보기 힘들다”며 “끊임없이 새로운 일을 추구하는 것은 ‘고인 물’이 되기 싫은 성격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설 대표는 내년 캐시카우 가맹점을 1만5000~2만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가맹점도 지방으로 확대한다. 지금까지는 서비스 초기 단계라 지방 가입자 이용이 어려웠다. 영수증뿐만 아니라 다양한 구매 증빙수단도 추가한다. 신용카드 이용에 따른 문자메시지, 모바일 결제 서비스와 연동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다. 설 대표는 “오프라인 구매 증빙수단을 다 포괄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