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쓴 전기차 배터리 거래시장 생긴다

전기차 보급 확대로 오는 2018년부터 폐차·노화 등 폐(廢)배터리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명이 다 된 전기버스·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지로 재활용하기 위한 시장 기준이 마련된다. 배터리 재활용은 물론이고 전기차 중고 시장 등 후방산업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이클 개념도.
폐배터리 재활용 사이클 개념도.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xEV 폐배터리를 이용한 ESS(500㎾h급) 기술 개발 및 실증’ 사업자로 피엠그로우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업은 2018년까지 정부 예산 60억원을 투입해 폐배터리 잔존가치를 등급별로 산정해 합리적인 시장 거래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기차를 10년가량 운행하면 배터리 충·방전 성능이 20~40% 떨어지기 때문에 전기차용으로 부족하지만, ESS나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등으로는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엠그로우 컨소시엄은 시장 거래 기준 마련을 위해 전기차 폐배터리 수집·분석한 후 재처리·재구성 과정을 거쳐 상용 ESS를 개발한다. 이 과정에서 폐배터리 재사용 성능과 경제성을 입증시키는데 주력하면서, 잔존가치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후 일반 전기차 소유자부터 폐배터리 애플리케이션 수요자, 배터리 리스 사업자, ESS 완제품 업체 등이 참여하는 오픈마켓 형식 ‘배터리 유통 비즈니스 플랫폼’까지 완성시킨다는 목표다. 고가 배터리로 아직 더딘 전기차·ESS 시장에 보다 저렴한 배터리가 등장할 전망이다. 또 배터리 잔존가치 기준이 마련됨에 따라 전기차 중고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재홍 피엠그로우 대표는 “전기차 시장 확대로 폐차나 노후 등 폐배터리 증가와 처리 문제가 2018년 이후부터 대두될 것”이라며 “사업을 통해 중고 전기차 거래와 배터리의 효율적인 자원순환 체계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사업에는 피엠그로우를 포함해 오렌지파워, 민테크, 전자부품연구원,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등이 참여한다.

산업부는 사업을 통해 수요자와 공급자 간 안정적인 폐배터리 거래를 위해 향후 품질규격화 등 시장 거래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에기평 관계자는 “버려진 배터리를 얼마 만큼 재활용할 수 있는지 잔존가치를 산정해 ESS나 UPS 등 배터리로 재활용하도록 유도할 것”며 “폐배터리 제품화 과정에서 성능과 안전 등에 문제가 없도록 ESS 기반 실증사업과 제품 규격화도 마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