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기술금융", 은행 부담 낮추는 근본적 제도 수술 필요

기존 기업 대출을 기술금융으로 전환하는 ‘편법’이 횡행하는 등 실효성이 적은만큼 기술금융제도에 대한 근본적 수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중소기업연구원(원장 김세종)은 1일 보고서를 통해 현행 기술신용대출제도 문제점을 분석하고 은행 기술금융 대출 위험도를 낮추는 새로운 기술금융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기술신용대출 잔액추이(출처: 금융위원회)
기술신용대출 잔액추이(출처: 금융위원회)

정부는 지난해부터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을 위한 여신제도인 ‘기술신용대출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은행 ‘혁신성 평가’를 도입해 기술금융 실적을 40% 반영하고 있다. 이에 은행권 기술금융대출은 작년 12월 말 8조9000억원에서 올해 7월 말 기준 44조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연구결과 정책 당국 기대와 달리 은행은 위험을 피하고 기술금융 실적을 올리기 위해 기존 대출을 기술금융으로 전환하는 등 ‘무늬만 기술금융’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도 하반기부터 한도 증액 없는 대환 및 재약정을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근본적인 해결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광희 중소기업연구원 박사는 독일 개발은행 ‘합성기술금융유동화제도’ 벤치마크를 제안했다. 이는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 같은 공적 보증기관이나 산업은행이 은행 기술금융대출에 따른 신용위험을 인수해 이를 기초로 채권을 발행해 자본시장에 유통시키는 방법이다.

김 박사는 “부작용 근본 원인은 기술금융이라는 위험금융 속성을 감안하지 않고 은행이 대출위험을 100% 떠안는 상태에서, 은행의 자기보호 본능이 작동한 것”이라며 “금융당국 독려는 오히려 은행 실적을 채우기 위한 변칙적 행태만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