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수출이 매달 감소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지난달은 수입 급감에 힘입어 무역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 444억달러, 수입 341억달러로 무역수지 흑자 104억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 같은 수출 및 수입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7%, 17.6%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무역수지 흑자는 4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월간 흑자 규모는 사상 최대다.
지난달에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출 단가 감소세가 지속되고, 물량도 석유화학 시설 보수와 철강 수출 부진으로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선박(133.7%) 수출이 급증하고, 무선통신기기(23.6%) 호조세도 지속됐다. 하지만 석유 및 석유화학은 유가 하락과 시설 보수로 인해 작년보다 23억달러 감소했다. 자동차도 신흥국 수요 감소와 주력 신차의 미국 수입인증 지연으로 7.6% 감소했다. 또 철강,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은 단가 하락으로 대부분 품목이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SSD, OLED, 화장품 등 신규 품목 수출 호조는 지속됐다. SSD와 OLED가 각각 12.4%, 22.8% 증가한 가운데, 화장품은 50% 이상 늘었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미국 수출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EU 수출은 증가세로 전환했다.
산업부는 기저효과로 인한 유가 영향 품목 감소세 완화가 예상되지만, 반도체 등 주력 품목 수출 부진으로 이달 수출 감소율은 전달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내년 전망과 관련해 유가와 세계 경기 회복 불확실성이 커 수출 환경을 낙관하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인호 무역투자실장은 “내년은 저유가와 세계 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 등이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중 FTA 연내 발효에 따른 관세 인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