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소프트웨어(SW) 전문 업체는 매출 1000억원 문턱을 넘지 못할 전망이다.
SI 중심 사업방식과 SW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성장이 더디다. 업계는 해외로 눈을 돌려 ‘1000억원 클럽’ 가입을 시도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산 SW업계 ‘빅3’로 꼽히는 더존비즈온, 티맥스소프트, 한글과컴퓨터 중 2015년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기업은 더존비즈온이 유일하다. 나머지 업체도 지난해와 비교해 10% 이상 매출이 늘었다. 하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외적변수에 막혀 큰 폭 매출신장에는 실패했다.
한국SW산업협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 SW기업 중 매출 1000억원이 넘는 기업은 총 71개다. 이 중 외국계 기업, SI, 게임, 내비게이션, 보안, 유통 겸업 업체 등을 제외하고 순수 SW전문 업체만 놓고 보면 사실상 더존비즈온이 유일하다.
꾸준히 1000억원 클럽에 이름을 올린 더존비즈온은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3분기 371억원 매출을 올리며 누적기준 1092억원을 기록했다. 보안과 그룹웨어 사업이 작년 대비 134%나 성장했다. 클라우드 사업도 36% 성장해 매출원이 다각화됐다.
증권가는 더존비즈온 올해 매출을 1500억원 이상으로 예측한다. 지난해 1363억원보다 10% 이상 오른 실적이다. 매출 절반이 넘는 전사자원관리(ERP) 사업이 꾸준히 확장됐다. 클라우드 발전법 시행 이후 수혜도 예상된다.
뒤를 잇는 티맥스소프트와 한컴은 ‘1000억원 클럽’ 가입이 요원하다. 지난해 800억원 매출을 거둔 티맥스소프트는 올해 이보다 10%가량 성장한 880억원을 기대한다. 올 3분기까지 매출은 505억원, 영업이익은 31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60%나 하락했다. 해당 분기가 비수기인데다 상반기 메르스 여파로 공공 영역 타격이 컸다는 설명이다. 내부에서 설정한 매출 전망치를 달성할지도 미지수다.
한컴도 19분기 연속 분기별 최대 매출 신기록을 이어간다. 하지만 1000억원 클럽 가입은 먼 얘기다. 증권계는 올해 한컴 매출을 840억원 수준으로 예측한다. 지난해와 비교해 11%가량 올랐다. 넷피스24 클라우드 서비스를 유료화한 게 영향을 미쳤다. 3분기까지 매출은 638억원, 영업이익은 24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대표 SW전문 업체조차 매출 1000억원대 기업을 찾기 어려운 것은 뿌리 깊은 SI 방식 사업관행 탓이다. 발주처가 SI업체에 턴키방식으로 사업을 맡기다 보니 패키지 솔루션 업체 입지는 좁다. SW 가격과 그에 따른 서비스 가치가 저평가된 것도 문제다.
미래부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대다수인 국내 SW시장에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이를 가로막는 SI 중심 발주체계와 가치 저평가를 해소하고자 정부도 다양한 정책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업체는 성공 바로미터인 1000억 클럽에 가입하고자 해외로 눈을 돌린다. 내수만으로 큰 폭 매출신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컴은 내년 1월 출시하는 다국어 버전 ‘글로벌오피스’로 해외진출을 모색한다. 해외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만큼 출시되기도 전에 남미 수출계약도 따냈다. 현재 10% 미만인 해외매출을 두 자릿수로 올릴 계획이다.
티맥스소프트도 미국, 일본, 중국 등 세 곳이던 법인을 영국, 러시아, 인도 등으로 늘렸다. 중국 서버업체 인스퍼와 합작법인도 세웠다. 미들웨어와 DBMS까지 내년에는 해외시장에 총력을 기울인다.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주력하는 미들웨어 영역도 국내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해외시장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며 “미들웨어, DBMS 등이 해외에서 인정받아 1000억 클럽 달성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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