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재학생 사이버대 내년 예산 `0원`

10만 재학생을 둔 사이버대학이 예산삭감, 정부사업 배제 등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고립무원’ 위기에 빠졌다.

지난 1일 국회 예산 심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교육부가 요청한 사이버대 경쟁력 강화 지원 예산안이 전액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7월 정부의 국가보조사업 운용평가 ‘즉시폐지’ 의견 이후 기획재정부가 교육부와 사이버대학의 예산 지원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이버대 특성화 지원사업은 2003년부터 지원됐으나 매년 예산 규모가 축소돼 지난해 전년 대비 절반 삭감된 6억원이 지원됐다.

올해는 교육부에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통한 현장 인재양성 지원, 해외 동포 활성화 교육을 내용으로 10억1500만원을 요청했으나 이마저도 삭감됐다.

기재부는 사이버대학 특성화 및 수준 제고는 대학 스스로 노력하는 부분으로 국고지원 타당성이 약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교육부는 보조사업 운용평가 의견은 사실과 다르며, 사이버대학 대상 유일 재정지원 사업으로 미래수요를 감안 국고 지원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21개 사이버대로 구성된 한국원격대학협의회 측도 기재부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직장인 등 성인학습자 대상 평생학습중심대학 사업 65개 대학에 131억원을 지원했고, 올해는 새롭게 평생학습단과대학 사업을 시작해 10개 대학을 선정해 300억원을 지원한다. 하지만 교육부 고등교육 사업 중 ‘즉시폐지’ 의견이 나온 것은 사이버대가 유일하다.

사이버대 측은 해당 지원 사업이 사이버대 교수학습 질 제고 및 관리 감독을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또 10만명에 이르는 재학생 규모를 감안하면 수혜 학생수가 결코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방송대 선취업 후진학 교육과정인 프라임칼리지도 재학생 1000명 규모에 30억원의 예산지원을 받는다.

사이버대는 6년째 국회에 발 묶인 ‘원대협법’을 비롯해 평생교육 강화방안, 온라인 고등교육(MOOC) 사업 등에서 잇달아 배제되는 등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김영철 한국원격대학협회 사무국장은 “일반 대학은 각종 특성화사업으로 직간접적으로 많은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며 “사이버대는 오히려 다른 고등교육기관 간 이해관계 때문에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만큼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 사이버대 예산현황

2014년 : 11억 7000만원

2015년 : 6억 3000만원(50% 삭감)

2016년 : 10억 1500만원(기재부 신청) 즉시폐지(민간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