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에 가지 않고 본인을 확인하는 비대면 인증 기술 시장이 들썩인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금융권에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폐지가 맞물리며 비대면 인증 방법 논의가 한창이다.
가장 각광받는 수단은 생체일부를 이용하는 바이오인증이다. 지문, 홍채, 정맥, 얼굴, 목소리, 서명까지 다양하다. 바이오인증은 분실 우려가 없고 휴대가 간편하다. 하지만 한번 유출되면 바꿀 수 없어 대비가 필요하다. 바이오인증 업계는 주로 출입 통제 시장에 주력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 금융권 스마트점포 사업이 새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선정된 K뱅크는 안면과 음성, 홍채 등을 대체인증 수단으로 제시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 모바일 은행 ‘써니뱅크’와 무인 스마트점포 ‘디지털키오스크’ 서비스를 시작했다. 디지털키오스크는 손바닥 정맥 본인인증 방식을 도입하며 금융권 비대면 거래 문을 열었다.
지문인증은 가장 친숙한 비대면 기술이다. 지문은 10여년 전 도입돼 널리 쓰인다. 간편하고 비용이 저렴하다. 행정자치부 지문정보를 이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문과 FIDO(Fast IDentity Online) 기술을 이용해 ‘삼성페이’를 구현했다. 금융권에 도입 중인 스마트점포에 저렴한 비용으로 인증 모듈을 넣을 수 있지만 가짜 지문 등 위·변조 문제가 있다. 모바일 뱅킹이나 핀테크에는 지문인식 모듈이 들어간 일부 단말기만 쓸 수 있다.
정맥 인증도 확산 중이다. 지문과 달리 복제 우려가 낮고 비접촉 방법이 특징이다. 손가락이나 손바닥을 스캔해 정맥 패턴을 추출, 개인을 식별한다. 정맥은 육안으로 볼 수 없고 흔적이 남지 않는 체내 정보로 위·변조나 복제가 어렵다. 손가락이나 손바닥이 잘리거나 정맥이 흐르지 않으면 인증되지 않는다. 지문보다는 인식 모듈이 고가다. 이석희 LG히다찌 실장은 “지정맥 기술은 다른 인증보다 합리적 가격에 높은 보안성을 제공한다”며 “비접촉 방식으로 거부감이 적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확산으로 얼굴 인증도 각광 받는다. 스마트폰에 성능 좋은 카메라가 장착됐기 때문이다. 카메라로 얼굴을 찍어 인증한다. 사용자 스마트폰이나 PC와 얼굴을 매칭하는 방식이다. 중국 알리바바는 전자결제플랫폼 알리페이에 얼굴인식을 결합한 ‘스마일투페이’를 시연했다. 사용자 얼굴을 인식해 사전에 저장된 내용과 비교한다. 박기철 네오시큐 대표는 “얼굴인식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쉽게 적용하는 비대면 인증기술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홍채 도입도 시작됐다. 우리은행은 아이리스아이디와 업무제휴를 맺었다. 우리은행은 아이리스아이디 홍채인식 기술인 ‘아이리스액세스’를 활용해 연내 ATM 출금과 대여금고 승인, 출입통제 등에 시범 적용한다. 우리은행은 내년 전국 967개 지점에서 고객 홍채 정보를 등록해 비밀번호와 함께 이중인증으로 사용한다.
브리지텍은 글로벌 음성인식기업 뉘앙스와 손잡고 발성자 목소리를 분석해 신원을 확인하는 ‘보이스 바이오매트릭스’ 서비스를 내놨다.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에 적용할 예정이다. 인터넷뱅킹 로그인을 목소리로 대체하는 형태다. 목소리 인증은 PC나 스마트폰에 내장된 마이크를 이용한다. 목소리 인증은 사용자 성문과 발성속도, 억양 등 패턴을 분석한다.
KTB솔루션은 생체행위 기반 인증기술 ‘스마트 사인’으로 글로벌 핀테크 경연대회에 참가, 12개 팀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 룩셈부르크 경제부 장관(왼쪽)이 KTB솔루션 전시 부스에 방문하여 직접 스마트 사인을 해보고 있다.
KTB솔루션은 생체 행위 기반 인증기술 ‘스마트 사인’을 내세운다. 스마트 사인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터치패드에 서명해 등록 원본과 비교해 확인한다. 이미지만 저장하고 비교하지 않고 생체행위 정보에서 실시간으로 벡터 좌표를 추출하고 분포도를 분석한다. 서명 방향, 순서, 획 간 가속도, 소요시간, 압력 등을 자동 분석한다. 서명은 사용자에게 익숙하고 거부감이 적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