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 시장에서 IT서비스기업 역할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10년 이상 금융 차세대시스템 구축 경험과 오랜 기간 마련한 인터넷전문은행 인프라 구축 방안이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에 적용되기 어렵다.
3일 업계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은행은 자체 구축과 패키지솔루션 도입을 검토한다. IT인프라 구축 방안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법인 출범 후 이 같은 방안을 결정한다.
KT가 주도하는 케이뱅크는 IT인프라를 자체 구축한다. 중국 알리바바 인터넷은행인 ‘마이뱅크’ 시스템 구축 경험을 보유한 뱅크웨어글로벌을 활용한다. 뱅크웨어글로벌 코어뱅킹 패키지 솔루션 기반으로 우리에프아이에스, KT DS, 포스코ICT 등이 시스템통합(SI)을 맡는다.
이경조 뱅크웨어글로벌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 전용 코어뱅킹패키지를 9개월 만에 개발해 마이뱅크에 적용했다”며 “6개월 내 케이뱅크 신상품과 신규 서비스 제공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 코어뱅킹 시스템 구축 사업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카카오은행은 패키지 솔루션 도입을 검토한다. 국산 인터넷전문은행 적용 패키지 솔루션이 없어 외산 제품이 대상이다. 세계 100여개 인터넷전문은행에 솔루션을 공급한 FIS글로벌 등이 있다. FIS글로벌 패키지 솔루션은 테크마힌드라코리아가 솔루션을 공급한다. 국민은행 코어뱅킹시스템을 카카오은행에 이식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카카오은행 관계자는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12월 초 가교법인을 설립,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 CNS와 SK주식회사는 케이뱅크와 카카오은행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기다린다. 뱅크웨어글로벌이 마이뱅크 구축경험이 있지만 코어뱅킹 전체 패키지를 제공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우리에프아이에스, KT DS도 대규모 은행 SI 경험이 부족하다.
외산 패키지 솔루션은 국내 금융환경에 맞춰 상당부분 수정·보완(커스트마이징)이 필요하다. IT서비스기업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도입한 외산 코어뱅킹 솔루션 모두가 적용에 실패했다”며 “커스트마이징을 IT서비스기업이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이뱅크와 카카오은행이 IT인프라 구축 방식으로 어떤 결정을 하든 IT서비스기업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전용 코어뱅킹패키지 솔루션을 개발, 시장 공략에 나선 LG CNS와 SK는 답답한 상황이다. SK는 SK텔레콤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아이뱅크 탈락도 뼈아프다.
IT서비스기업 관계자는 “핀테크뿐만 아니라 높은 금융IT 역량을 보유하고도 인터넷전문은행 구축에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며 “컨소시엄 내부 의사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