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이승현씨(21세)는 색각 이상자를 위한 보정 애플리케이션을 친구들과 개발했다. 세계 인구 10%에 달하는 색각 이상자가 웹·앱에 표시되는 이미지를 일반인과 유사하게 인지하도록 돕는다. 이씨 기술은 아이디어에 머물 뻔 했으나 정부 지원을 받아 실현됐다. 지금은 기술 개발을 넘어 사업화를 위한 창업을 준비 중이다.
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소프트웨어(SW) 날개를 달고 비상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창의도전형 소프트웨어(SW) 연구개발(R&D) 지원사업’ 우수 사례를 선정했다. 창의도전형 SW R&D 사업은 미래부가 ‘K-ICT SW 글로벌 선도전략’ 핵심 과제로 추진한다.
사업은 기술력과 기획력이 뛰어난 SW 인력과 창업초기기업을 발굴해 R&D에 필요한 부분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지난 2012년 시작됐다. 올해는 전년 대비 17.8% 늘어난 21억원 예산이 투입됐다. 과제별로 5000만원에서 2억원씩, 약 6개월간 지원된다.
사업은 지원대상·방법·내용에 따라 △개인대상자유공모(창의적 아이디어 기술개발과 창업 의지가 있는 18세 이상 개인) △창조경제타운 연계(창조경제타운 아이디어 중 사업화 가능성 큰 아이디어와 과제) △우수 아이디어·과제 연계(미래부 공모전 등으로 선정된 우수 과제 기술 고도화) 3개 트랙으로 나뉜다.
지원 실효성이 커 참여 경쟁률도 높다. 시행 첫해 2012년 4.69대 1에서 지난해와 올해 12~13%대로 경쟁이 치열해졌다. 올해 사업에서는 우수과제로 선정돼 최우수상을 받은 이씨를 비롯해 다양한 개인과 기업이 26개 과제를 수행했다.
아이엠랩은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보급형 심폐소생술(CPR) 트레이닝 시스템을 개발해 최우수상을 공동 수상했다. CPR에서 가장 중요한 압박행위를 감지하는 휴대용 센서와 정보처리 기술을 적용했다. 사용자인터페이스(UI)에 게임화 요소를 도입해 학습 효과를 높였다.
김덕근씨(41세)는 ‘힐링’ 요소를 가미한 웨어러블 밴드와 모바일 솔루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사용자가 스트레스를 인지하면 직접 밴드 버튼을 눌러 기록한다. 인지 기록을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적합한 명상·음악·동영상 등 힐링 콘텐츠를 제공한다.
김씨는 창의도전형 SW R&D 사업을 지원받아 기술과 시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품 컴퍼니(POOM COMPANY)를 창업했다.
제노플랜코리아는 유전자분석 기반 개인 맞춤 건강관리 서비스 알고리즘과 앱을 개발했다. 창의도전형 사업에 참여하면서 투자를 유치하고 제품(제노플랫 핏)을 출시했다. 비만클리닉, 피부·미용 병의원에 특화된 제품이다. 회사는 내년 본격 시장 진출과 해외 시장 확대를 기대했다.
홍대의씨(33세)는 스마트시티 데이터 시각화 플랫폼으로 주목받았다. 홍씨는 SW 기업 창업을 준비하다 사업 지원을 받았다. IoT 디바이스를 연결해 데이터를 추출·분석하고 그래프로 시각화하는 기능을 솔루션 하나에 담았다.
솔루션은 도시 공해·소음·기상·교통 등 실시간 정보를 3D로 제공하는 ‘소란지도(시스코)’에 제공한다. 시스코 네트워크와 장비 활용·시험이 가능한 협력사로도 선정됐다.
미래부는 창의도전형 SW R&D 사업을 지속 강화한다. 신속한 과제선정 체계로 개인과 창업초기기업 참신한 아이디어가 적기에 시장에 진입하도록 돕는다.
서석진 미래부 SW정책관은 “창의적 아이디어에 정부 R&D 지원이 더해질 때 SW산업을 이끌 다양한 성과가 창출될 것”이라며 “창의도전형 SW R&D 우수과제가 시장에서 성공사례를 만들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정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