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대표가 “넥슨을 디즈니 수준까지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7일 출간한 책 ‘플레이’를 통해 “앞으로 10년쯤 넥슨을 더 튼튼하게 만들 것”이라며 “우리 세대에서 성급하게 굴지 않고 참고 가면 넥슨은 거기(닌텐도나 디즈니 같은 수준)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100년을 못 사니 아쉬울 뿐, (넥슨을 디즈니 수준까지 키우는데) 욕심이 난다”고 밝혔다.
플레이는 신기주 에스콰이어 기자와 김재훈 작가(카툰)가 넥슨 경영진이나 넥슨을 거쳐간 주요 인물을 인터뷰한 책이다.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정상원 부사장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넥슨 창업 시절부터 최근 엔씨소프트 지분 정리까지 넥슨 역사를 담았다.
김 대표는 “회사뿐 아니라 세상 모든 면에서 때론 시간이, 때론 피가 필요하다”며 “오늘 당장 혁명을 했다고 300년 가는 왕조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업은 무엇보다 지속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
김 대표는 “넥슨은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인생이 즐거워진다는 걸 보여준 회사“라며 ”넥슨이 흘러온 이야기는 결코 김정주 혼자 이야기일 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웬만한 회사 회장님과 직접 연락한다”며 “스케어에닉스 회장한테도 이메일을 보내면 몇달 뒤에 밥 먹자고 연락이 오는 딱 그정도”라고 넥슨 위치를 평가했다.
2조 가까운 매출 중 6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린다. 하지만 글로벌 기준에서 보면 넥슨은 아직 갈길이 먼 회사라고 자평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10년을 더 굴러야 (글로벌 기업과) 뭔가 교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한국은 콘텐츠 비즈니스를 잘한다”며 “자기 나라 영화를 50퍼센트 이상 소비하는 나라도 없고, 드라마 찍어서 세계에 파는 나라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재능을 타고난 우리들이니까 재미나게 한번 해봐라(메세지를 주고 싶다)”며 “이 책 읽고 삼삼오오 모여서 좋은 게임 만들면 넥슨에서 연락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플레이는 최근 지분을 정리한 엔씨소프트와 관계도 담았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지난 2012년 글로벌 게임사 EA(Electronic Arts) 인수를 추진하며 손을 잡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넥슨에 자기 지분 14.68%를 넘겼다.
EA 인수에 실패한 이후 양사는 게임 공동개발을 추진했지만 1년 만에 팀을 해체했다.
넥슨은 지난해 10월 추가로 엔씨소프트 지분을 인수해 15%(15.08%)를 넘겼다. 올해 2월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꿔 경영권 갈등이 시작됐다. 넥슨은 결국 지난 10월 보유 중이던 엔씨소프트 지분을 블록딜로 시장에 전량 매각했다.
플레이는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판매 이유로 “가장 큰 자산을 묻어둘 수 없어서”라고 밝혔다. 플레이는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와 박지원 넥슨코리아 대표는 엔씨소프트와 동맹이 실패했다는 비난이 두려워 관계를 묻어둘 순 없다고 판단했다”고 적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