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은 나노와이어를 인쇄회로 기판 위에 정렬해 고성능 투명전극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고현협·김진영 UNIST(울산과기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이하 고 교수팀)은 은 나노와이어를 기판에 원하는 방향으로 정렬하는 방식으로 높은 전도성과 투명도를 지닌 투명전극 제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태양전지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은 나노와이어는 단면 지름이 나노미터(㎚) 단위인 아주 작은 선으로 유연성과 전도성이 뛰어난 소재다. 주로 투명전극 재료로 쓰이던 ‘인듐주석산화물(ITO)’을 대체하고 플렉시블 터치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대면적 패널 생산이 가능한 차세대 투명전극 소재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은 나노와이어로 만든 기존 투명전극은 표면이 거칠고 나노와이어 간 접촉 저항이 높아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유기태양전지나 OLED 같은 광전자소자는 표면이 매끄럽고 투명할수록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다.
고 교수팀은 실리콘 고무 위에 수백 나노미터의 나노패턴을 만들고 이를 인쇄 장치에 부착해 은 나노와이어를 원하는 방향으로 정렬하는 방법으로 이를 해소했다. 기판 위에 정렬된 은 나노와이어는 서로 불필요하게 엮이지 않고 일관된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이로 인해 전극 표면은 매끄러워지고 투명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보였다.
고현협 교수는 “은 나노와이어를 정렬하고 이를 잘 연결된 네트워크처럼 이용하면 고성능 투명전극을 만드는데 유리하다”며 “이 기술을 적용한 태양전지는 기존에 보고된 은 나노와이어 이용 태양전지 중 가장 높은 효율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UNIST는 이 기술이 유기태양전지나 OLED 디스플레이 같은 플렉시블 광전자소자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나아가 스마트 센서나 웨어러블 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성과는 ‘나노 레터스’ 최신호에 온라인 속보로 실렸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나노 기반 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지원으로 수행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