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당면 현안은 지식기반 일자리 창출입니다. 기존 대량생산 중심 산업에 의존해서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진짜 위기가 옵니다. 돌파구는 바로 ‘융합’입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국가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테크비즈 코리아 2015’가 8일 서울과학기술회관에서 개막했다. 전자신문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력해 마련한 행사다. ‘창조적 융합기술과 새로운 시장창출 전략’이 주제다.
행사는 이상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이 ‘과학기술의 도전과 혁신 그리고 미래 융합기술’이라는 기조강연으로 문을 열었다.
이 이사장은 “우리의 미래는 융합기술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통신기술과 IT 인프라에 기반을 둔 ‘정보화 시대’를 지나 이제는 기존의 다양한 가치와 기술, 산업 간 창조적 결합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융합 시대’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 추격형 산업으로는 △신성장동력 창출 모멘텀 약화 △기술무역 수지 적자 지속 △재난재해 국민안전 대응 기술 부족 △연구개발 질적 성장 한계 △기술창업 일자리 창출 부족 등으로 성장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는 융합을 ‘이질적 지식을 연결하고 통합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산해 가는 진화적 수렴-발산 프로세스’라고 정의했다. 그가 말하는 융합은 기존 기술·제품·서비스를 재조합해 새로운 가치와 시장을 창출하는 활동이다. 패키지·하이브리드·퓨전을 모두 포함한다.
“융합은 국가와 산업, 개인의 삶 전반을 아우르는 현대사회의 중요한 화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융합화 대비가 미흡합니다.”
그는 출연연 융합연구 필요성을 제기했다. 개방형 온-사이트 융합연구로 미래선도 기술과 시장수요 기반 신산업 창출 기술을 개발해 국가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얘기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단 사업 배경인 셈이다. 융합연구단은 지난해 2개에 불과했던 과제를 오는 2017년까지 20개 내외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120억원을 투입해 2개 신규과제를 진행했고, 올해는 480억원 예산으로 8개 신규과제를 더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700억원과 1000억원을 지원해 각각 5개 신규과제를 추가한다.
연구과제는 국가사회문제 해결 및 미래선도기술 개발을 위한 미래선도형 연구개발과제와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기업 등 수요처가 참여하는 수요기반형 연구과제로 구분했다.
두 번째 기조연설은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사장이 맡았다. 김 사장은 융합기술과 새로운 시장 창출 전략에 초점을 맞춰 창업 과정 소개와 독자기술로 제작한 멀티 터치 테이블 등 스마트 교육 솔루션 공개했다.
기조연설에 이어서는 정부가 내년에 투자할 R&D 사업 방향과 계획을 공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과 중소기업청이 발표했다.
◇미래부 R&D 추진방향
미래부는 2016년 R&D 예산으로 6조5571억원을 책정했다. 올해보다 433억원 늘었다. 분야별로는 기초연구 7712억원, 원천연구 6106억원, 우주 4514억원, 원자력 3465억원을 배정했다.
주요 신규 사업으로는 △한국형 슈퍼컴 개발(87억원) △달 탐사(200억원) △무인 이동체 기술개발(150억원) △SMART 개발(68억원)을 설정했다.
우선 미래산업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오·기후·나노&재난대응 분야에서 기술혁신과 사업화 지원에 나선다. 고위험·고가치 미개척 연구영역에도 과감하게 도전하기로 했다.
기초연구는 연구자 맞춤형 연구지원 체계를 확립하고, 연구 수월성을 고려해 분야별 차별화된 지원한다. 기초연구 국제화를 위한 국제공동연구 참여를 확대하고 교류 활성화도 추진한다.
원천연구 정책은 우주·원자력·한국재발견에 초점을 맞췄다. 도전적 연구 촉진을 위해 목표 달성 과제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목표 달성이 어려운 과제는 조기 중단하기로 했다. 사업 유형별 특성을 고려해 차별화된 평가지표를 적용하는 등 질 중심으로 평가방식을 개선한다.
연구성과 사업화 촉진을 위해 R&D 결과를 신산업 창출 및 창조기업 육성, 사업화로 연결하는 지원사업도 강화한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지원 사업
KEIT 주요 R&D 사업은 △산업핵심기술개발 △소재부품기술개발 △글로벌전문기술개발 △미래산업선도기술개발 △기타 5개로 구분된다.
세계 최고 수준 기술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도형 기술 개발이 목적인 산업핵심기술개발 사업에는 올해 총 6214억1800만원을 지원했다. 창의적 R&D 촉진과 신규과제 기획단계부터 특허·표준·디자인 연계 과제 기획 활성화와 기술-시장 연계 기획을 강화했다.
소재부품기술개발 사업에는 올해 2862억9000만원을 투입, 전략적 핵심소재 기술과 수요자 연계형 기술 개발에 나섰다. 기업부설연구소를 보유한 법인사업자가 지원대상이다. 지원 분야는 미래시장 선점 및 기술·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품목이다.
글로벌 전문기업을 육성하고. 미래 먹거리 산업을 창출하기 위한 글로벌전문기술개발과 미래산업선도기술 개발 사업에는 각각 1501억5300만원과 541억100만원을 썼다.
내년에 추진하는 사업은 이달 중에 산업기술혁신사업 통합시행 계획을 공고하고, 서울·대전·대구 등지에서 설명회를 개최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