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글로벌 SW기업을 기다린다

한글과컴퓨터가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한컴은 세계적 PDF 솔루션 기업 아이텍스트를 전격 인수했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아이텍스트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업체다. 딜로이트 컨설팅이 선정한 ‘2015년 첨단 기술 분야 50대 고속성장기업’에서 벨기에 기업 1위를 차지했다. 오픈소스 기반 PDF 기술을 배포, 개발자로부터 높은 인지도를 얻었다. 미 연방 국세청, 미 해군, HP, GE헬스케어 등 세계적으로 고객사가 3000개가 넘는다. 라이선스 매출도 상당하다. 당장 한컴은 아이텍스트 인수로 글로벌 영업망을 갖게 됐다. 그동안 제한적 내수를 만회하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온 힘을 기울였다. 아이텍스트는 한컴이 겨냥하는 미국,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데 적지 않은 힘을 보탠다.

국내 SW시장이 가진 가장 큰 약점은 글로벌 기업 부재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오라클, SAP와 같이 분야를 대표할 기업이 없다. SW시장도 다국적 기업에 종속적이다. 내로라할 대표기업 한 곳도 없는 상황에서 외치는 ‘SW중심사회’ 구호가 힘을 받지 못한다. 그렇다고 정부가 나서 기업을 육성할 수는 없다.

한컴 인수는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작은 내수시장은 글로벌 기업 성장토대로는 약하다.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해외 고객을 확보한 기업을 발판으로 한컴은 도약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한컴과 함께 글로벌 기업을 표방한 또 다른 업체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장악한 운용체계(OS)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티맥스소프트다. 5년 만에 OS 개발을 다시 시작한다. 개발한 코어OS 기술을 오픈소스 기반으로 재활용해 개인용컴퓨터(PC) OS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한컴과 티맥스 선택은 과감했다. 국내 SW산업이 처한 현실을 보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SW강국의 전제조건, 글로벌 SW기업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