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신작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온라인게임만으로 1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회사지만 모바일 시대에는 결단이 느리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표면적으로 상품 외 이슈에 집중했다.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 짓고 김택진 대표 체제를 다시 다졌다.
‘리니지2’ IP를 넷마블게임즈에 제공한 것이 유일한 행보였다. ‘MXM’ ‘리니지이터널’ 등 출시가 예상됐던 PC온라인게임 일정은 모두 내년으로 미뤄졌다.
엔씨소프트에 주어진 과제는 ‘모바일 경쟁력 강화’와 ‘미래성장동력 확보’다. 넥슨과 결별한 이후 자체적으로 새로운 엔진을 찾아야 한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과 PC온라인 양쪽에서 ‘리니지’를 카드로 꺼냈다. 17년간 누적매출 2조6000억원을 올린 게임이다. 2015년 12월 현재도 동시접속자수 15만3000여명, 접속계정 수 30만3000개를 자랑한다.
모바일에서는 리니지를 활용한 두 종 게임 ‘리니지 온 모바일’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내년 상반기 선보인다.
시리즈를 잇는 신작 PC온라인게임 ‘리니지이터널’ 역시 테스트를 다시 진행한다.
엔씨소프트 주력제품은 PC온라인게임 리니지다. 올해 3분기 매출도 리니지가 40%가량 차지했다. PC온라인 기반 리니지도 모바일과 시너지를 내야 한다.
이 회사는 내년 ‘리니지헤이스트’를 보강한다. 리니지헤이스트는 모바일 앱을 통해 실제 리니지 게임플레이를 뺀 거래, 커뮤니티 등 모든 콘텐츠를 즐기는 서비스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용자가 탄탄한 리니지를 강화해 모바일 확장 전략을 펼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는 PC기반 리니지에서도 △계정 생성연도에 따라 아이템을 지급하는 ‘빈티지프로젝트’ △이용자가 실력을 겨루는 ‘리니지 콜로세움’을 각각 오는 16일과 내년 상반기 추가한다. 강력한 이용자 친화정책을 예고했다.
리니지 외 IP 모바일게임화는 아직 베일에 가려있다.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은 중국에서 먼저 론칭 한 후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이 게임은 8일 중국에서 마지막 테스트를 시작했다. 내부에서 자체 IP 모바일게임을 몇 종 더 만들지만 진행상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가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하면 마케팅 경쟁도 관건이다. 올해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제작비·마케팅비 100억원’ 시대에 접어들었다. 게임사 관계자는 “리니지 IP가 워낙 강력하다”며 “엔씨소프트는 초반 마케팅 규모를 키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