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명운 건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EQ900 출시

현대자동차가 명운을 걸고 론칭한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차 EQ900이 9일 공식 출시됐다.

현대차 명운 건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EQ900 출시

사전 계약만 1만대에 달하는 기염을 토하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EQ900은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 후 첫 번째 모델로 제네시스 라인업 중에서도 최상위 모델이다. 향후 제네시스 브랜드 성공을 가늠할 척도다. EQ900의 성공적인 출발과 함께 제네시스 성공 여부에도 파란 불이 켜졌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그간 ‘품질경영’ ‘제값 받기’ 등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해 온 결과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렉서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글로벌 고급 브랜드로서 육성시킨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EQ900’는 세계 시장을 목표로 야심차게 개발한 최첨단 프리미엄 세단”이라며 “그동안 축적해온 모든 기술력을 집약하고 최고의 성능과 품질 관리로 탄생시킨 ‘EQ900’은 세계 최고급 명차들과 당당히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Q900 차명은 기존 초대형 플래그십 세단이 축적해온 위상과 헤리티지를 존중한다는 의미의 ‘EQ’, 제네시스 브랜드의 최상위 라인업과 완성·절정을 의미하는 숫자 ‘9’, 그리고 최고급 세단의 차별적 위엄을 고려해 EQ900으로 정해졌다.

현대차는 내년 1월 ‘북미국제오토쇼(NAIAS 2016)’에서 EQ900(현지명 G90)을 미국시장에 처음 공개하고 제네시스 브랜드도 동시에 선보인다. 상반기 중대형 세단 제네시스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G80’까지 출시해 제네시스 브랜드 운영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중형 럭셔리 SUV, 대형 럭셔리 SUV, 고급 스포츠형 쿠페 등 총 6개 라인업을 2020년까지 갖출 예정이다.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별도 브랜드로 내세운 것은 기존 가성비 중심 전략으로는 더는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고급차 시장이 일반차 시장보다 성장속도가 높다는 것도 이유지만 고급차 브랜드를 잘 정립해야 일반차 판매량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IHS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고급차 연평균 판매 증가율은 10.5%를 기록해, 대중차 시장 증가율(6.0%)을 크게 웃돌았다. 글로벌 브랜드들도 이 시장에 주목한다. 2014년 토요타 판매는 전년보다 2.4% 증가했는데 렉서스 판매는 9.0%나 늘었다. 폭스바겐그룹도 고급 브랜드(아우디·포르쉐·벤틀리·부가티·람보르기니) 판매 증가율이 대중 브랜드(폭스바겐·스코다·세아트)보다 세 배 이상 높았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로 △미국 럭셔리카 시장 점유율 상승 △현대차 미국 판매량 증가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의 올해 1~3분기 미국 판매량은 57만8000여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보다는 3.7%가량 늘었지만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 성장률(5.0%)에는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반면에 같은 기간 제네시스 모델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2%가량 증가한 2만726대를 기록했다. 동급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등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만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렉서스(LEXUS)’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렉서스는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로, ‘미국으로 수출하자(Let`s Export US)’라는 말에서 이름을 딴 것으로 알려질 만큼, 미국 시장에 특화된 브랜드다. 대중차에서 분리된 고급 브랜드라는 점도 제네시스와 비슷하다. 1989년 대형 세단 LS400을 출시한 이후, 현재 미국 럭셔리카 시장에서 연간 30만대 이상 판매하고, 제품만족도 1위를 매년 기록하고 있다. 반면에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에쿠스를 합쳐 연간 8만여대만 판매하고 있다.

제네시스 EQ900은 경쟁상대로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렉서스 LS 등을 정조준했다. 이를 위해 차체를 키우고 날렵하고 웅장한 디자인으로 과감히 바꿨다. 최고출력 370마력(ps), 최대토크 52.0kg·m에 달하는 람다 3.3 터보 GDi로 오너 드라이버와 리무진 모델로 쇼퍼드리븐(운전기사를 두는 차) 두 층을 모두 잡고자 했다. 가죽시트에 들어가는 스티치까지도 세계 프리미엄 브랜드와 공동 개발할 정도로 내부 디자인에도 공을 들였다.

첨단 주행보조 기술을 접목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번에 처음 적용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은 차간거리제어기능과 차로유지기능, 내비게이션 정보가 복합적으로 융합된 기술이다.

EQ900 판매가격은 3.8 GDi 모델이 7300만~1억700만원이며 3.3 터보 GDi 모델은 7700만~1억1100만원, 5.0 GDi 모델은 1억1700만원이다.



현대자동차 EQ900 제원

자료: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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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 류종은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