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 도시바의 몸집 줄이기가 끝이 없다. PC와 백색 가전에 이어 이번에는 TV사업이다. 해외 TV공장을 매각하고 경쟁력을 잃고 있는 TV생산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10일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텔레비전 공장을 매각하고 라이선스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폴란드 텔레비전 공장은 대만 제조기업 컴팔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집트 합작공장은 합작회사 엘아랍에 자사 지분을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바는 해외 생산거점을 정리하고 TV와 백색가전, PC 등 주요사업에서 수천명 인원 감축도 단행한다. 도시바는 일본 내 판매 전략도 재점검할 예정이다. TV와 PC 개발 거점인 도쿄 오메사업소 폐쇄도 검토한다. TV브랜드인 ‘레그자’(REGZA)는 해외 기업에 매각될 예정이어서 도시바가 TV사업에서 철수한 후에도 일본시장에서는 계속 판매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뒀다.
도시바는 2012년부터 국내 공장과 중국 다롄공장 생산을 종료하는 등 TV사업 축소를 시작했다. 일본 내에는 자사 텔레비전 생산 거점은 없다. 회계 조작 사건으로 해외에서까지 TV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것으로 전망됐다.
도시바는 1959년 일본 기업 최초로 컬러TV를 개발했다. TV사업은 수십년 동안 회사 핵심사업이었다. 2014년 기준으로 일본 LCD TV 시장 13.4%를 차지해 샤프와 파나소닉에 이어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한국, 중국 기업과 가격 경쟁에 이기지 못하고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 11월 시장조사기관 IHS자료에 따르면 세계 3분기 LCD TV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31.7%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중국이 27.2%로 뒤를 이었다. 일본은 15%에 그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도시바는 올해 9월 30일 전 분기까지 TV와 PC, 백색가전 등 가전부문 부진으로 총 905억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PC사업은 후지쯔, VAIO와 통합을 검토하고 있으며, 백색 가전 사업은 매각하고 샤프와 통합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인력 조기퇴진과 부서이동 등 임직원 1200명을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지난 4일에는 이미지센서사업을 190억엔(1800억원)에 소니에 매각했다. 도시바는 매각 합의에 따라 내년 3월 31일까지 오이타현 300㎜ 웨이퍼 생산라인을 소니에 이관한다.
도시바는 전자부품과 소비재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원전 등 기업 사업에 경영 자원을 집중할 전망이다.
앞서 도시바는 과거 7년간 2248억엔(약 2조1253억원) 규모 이익 부풀리기를 한 것이 드러나 경영진이 대거 교체됐다. 일본 증권거래감시위원회는 지난 7일 도시바 부정 회계 처리가 투자자에게 악영향을 끼쳤다며 총 73억7350만엔(698억5948만원) 과징금 부과를 금융청에 권고했다. 과징금 액수는 역대 최대 규모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