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특수를 겨냥한 이동통신사 지원금 경쟁이 시작됐다. 방학을 앞둔 학생과 20~30대 젊은층에 중저가폰 판매를 늘리고 내년 초 신규 프리미엄폰 출시에 앞서 재고 물량을 정리하는 게 목적이다. 지난해 단통법 여파로 주춤했던 연말 휴대폰 시장 특수가 다시 살아날지 주목된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LG전자 G4 지원금을 상한선인 33만원(밴드 데이터 100 요금제 기준)으로 올렸다. 출고가 69만9600원인 G4는 유통점 추가 지원금(15%)까지 더해 약 32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사용자가 많은 밴드 데이터 51 요금제에서도 지원금 27만5000원을 지급한다.
앞서 KT도 지난 1일 G4지원금을 30만4000원(LTE 데이터 선택 999 기준)으로 소폭 상향했다. G4는 지난 4월 LG전자가 82만5000원에 야심차게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지만 전작 G3 흥행을 이어가지 못했다. G5 출시가 내년 1분기로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제조사·이통사 재고 정리가 시작됐다.
이통사 지원금 상향은 프리미엄 폰과 중저가 폰을 가리지 않는다. SK텔레콤은 단독 출시한 화웨이 넥서스6P에 최고요금제 기준 지원금 30만원을 책정했다. 이 외에 이달 들어서만 총 7개 제품 지원금을 높였다. 젊은 계층을 겨냥한 실속형(중저가폰) 제품이 중심이다.
KT는 최근 한 달간 갤럭시노트5, 갤럭시A5, 넥서스5X, 갤럭시S6 엣지플러스 등 8종 지원금을 높였다. 단독으로 출시한 갤럭시J7에는 지난달 말 최대지원금 기준 33만원을 책정해 사실상 공짜폰으로 판매한다. 출고가 37만4000인 갤럭시J7은 5.5인치 대화면에 3000㎃h 배터리로 중장년층과 청소년 고객에 인기가 높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일 갤럭시A5에 지원금 31만2000원(뉴 음성무한 비디오68 요금제)을 책정했다. 실구매가는 12만5200원이다. 출시 15개월이 지나 지원금 상한선이 사라진 LG G3 지원금은 44만8000원이다. 갤럭시S6 엣지플러스 지원금은 19만6000원에서 30만4000원(LTE8 무한대 89.9 기준)으로 대폭 높였다.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도 지원금을 올리는 등 총 7종 지원금을 조정했다.
연말은 전통적으로 휴대폰 시장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수능시험이 끝나고 방학을 맞으면서 휴대폰 교체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단통법 시행 후 첫 연말이었던 지난해에는 시장 혼란 속에 예년 같은 특수는 보기 어려웠다.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기기변경 시장이 커졌고 중저가폰 판매가 늘어났다. 기기변경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은 아직 두드러지는 게 없다. 반면 지원금 상향이 실속형 제품에 집중되면서 시장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 시장에 과거와 같은 성수기가 사라지긴 했지만 아무래도 연말에는 기대감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며 “한동안은 중저가폰 판매에 주력하면서 프리미엄폰은 재고를 정리하려는 게 각사의 휴대폰 판매전략”이라고 말했다.
<12월 이통 3사 지원금 상향 주요 제품(자료:3사 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