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화이트 해커가 세계 유명 해킹대회 세 곳을 모두 휩쓸었다고 한다. 지난 8월 미국서 열린 세계 최대 해킹대회 ‘데프콘(DEFCON)23 CTF’에 이어 11월 일본 해킹경진대회, 12월 대만 HITCON을 연이어 접수했다. 해킹대회를 이끈 주역은 다름이 아닌 대학생이다.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학생 연합팀과 해킹동아리다.
이들 학생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배경은 무엇일까. 정부 차원의 체계적 지원이 있었다. 정부와 산학연의 지속적 인재양성 노력 결과물이다.
미래부는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과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BoB)’을 운영 중이다. 3개 대회 우승 인력 상당수가 BoB 교육생과 멘토다. BoB에서 발굴한 인재는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로 이어진다. 사이버국방학과는 설립 4년 만에 이공계 최고 학과로 부상했다. 우수학생 지원이 줄을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정부는 올해 SW전문인재 양성을 위해 8개 SW중심대학을 선정했다. 이들 대학은 파격적 교육 방안을 제시하며 SW인재양성을 약속했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들 대학에 거는 국민적 기대감이 크다. 고무적인 것은 2016년 정시모집에서 이들 대학 SW관련 학과 지원 학생이 늘어날 전망이다. 학생 수준도 높다는 분석이다. 우수 학생이 몰리는 만큼 양질 교육이 기대된다. 우수인력을 배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첫걸음이다. 그 동안 산업계는 대학이 현장과 동떨어진 교육을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우수 인력에 현장접목형 교육이 어우러지면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분위기가 일부 대학에 국한돼서는 곤란하다. 국가 차원에서 SW인재 양성에 더 많은 투자가 요구된다. 차세대 리더가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창조 역량을 발휘하는 기회를 더 제공해야 한다. 해킹대회 우승도 좋지만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SW인재가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