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결산과 전망] 저유가 지속으로 인한 무역흑자 지속될 듯

올해 우리나라 수출입은 국제적 디플레이션 영향을 실감한 한 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인 수요 부진과 중국 저성장, 여기에 저유가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어드는 현상을 겪었다. 하지만 수출대비 수입 비용이 더 많이 감소하면서 지난 11월까지 무역수지 누적흑자는 832억달러를 기록했다.

정부는 올해 수출입 상황이 크게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면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로 보고 있지만, 수출입 단가 하락에 의한 양적 감소일뿐 실제 물량 변동은 차이가 없어 불황형 흑자로 말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대비 수입액은 16.6% 줄었지만, 수출액은 7.4% 감소에 그치면서 흑자 폭을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가 전체 수출 물량은 변동 폭이 크지 않다. 올 11월 수출 물량은 1601만톤으로 지난해 11월(1604만톤)에서 0.2% 감소한 수준이다. 올해 6월에는 1673만톤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늘어난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정부는 큰 변수가 없는 한 새해에도 비슷한 수출입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가 당분간 40~50달러 선을 지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수출제품 마진폭 확대 수혜를 계속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도 달러화 강세와 저유가 상황 지속, 중국경제 연착륙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수출 단가 하락에 따른 개별 기업 매출 하락은 있을 수 있지만, 국가적 차원에선 저유가에 따른 이익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선 장기적 관점에서 수출 주력 품목 확대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중국 현지에서도 전통 제조업이 줄고 있는 등 점차 신수종 사업과 첨단 제조업으로 구조개편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우리 역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전략을 짜야한다는 분석이다. 수출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무선통신기기와 꾸준히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SSD, OLED, 화장품과 함께 차세대 유망업종으로 뜨고 있는 자율주행차, 친환경 분야 등이 지속 육성해야할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실제 수출물량 감소가 아닌 단가 하락에 따른 수출입 감소 상황에서 무역수지 흑자는 나쁜 신호는 아니다”라며 “새해에도 저유가가 지속될 경우, 단가 차이에 따른 흑자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별 수출 물량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

[2015 결산과 전망] 저유가 지속으로 인한 무역흑자 지속될 듯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